월드컵 새벽 본방 사수? 뇌·관절·위장 ‘장기 연장전’ 중

입력 2026/06/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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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4년마다 한 번, 단골손님처럼 찾아오는 증후군이 있다. 바로 ‘월드컵 증후군’.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지난주 개막해 한창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행히 대한민국의 조별 리그 경기는 출근 후 오전 시간에 열린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브라질, 독일 등 내로라하는 축구 강국의 빅 매치는 새벽에 예정돼 있다. 한두 경기는 밤을 새워 볼 만하지만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대장정 속에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수면 부족과 불규칙한 생활 방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월드컵 증후군’을 다스려야 일상을 지킬 수 있다.

월드컵 불면증 증후군=늦은 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TV의 강한 빛에 노출되면 밤의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중단된다. 극적인 장면이 이어질 때 분출되는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은 수면 유도 물질인 ‘아데노신’ 작동을 가로막는다. 새벽 3~4시에 불을 끄고 누워도 뇌가 각성 상태를 유지해 잠을 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깊은 수면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좀비 출근 증후군=출근은 했는데, 뇌는 아직 침대 속에서 머무는 상태이다. 수면의학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음주 상태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단력과 반응속도를 떨어뜨린다. 오전 내내 멍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수가 잦아지며, 기억력도 줄어든다. 이럴 때 운전이나 기계 조작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 과다 증후군=쏟아지는 잠을 쫓기 위해 커피와 에너지 음료, 고카페인 음료를 계속 마시는 경우가 많다. 늦게 마신 카페인은 밤 수면을 다시 방해한다. ‘수면 부족→카페인 과다 섭취→ 더 심각한 수면 부족’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야식 폭식 증후군=미국 연구에 따르면 스포츠 경기 시청 중 평소보다 섭취 열량이 많이 늘어난다. 문제는 치킨, 피자, 맥주 등 월드컵 응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손님들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바로 누우면 소화되지 못한 위산과 음식물이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 직격탄을 맞는다. 게다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수분이 다량 배출돼 다음 날 아침 극심한 갈증과 두통을 유발하며, 나트륨 과다로 얼굴과 몸이 퉁퉁 붓는다.

승패 감정 롤러코스터 증후군=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도파민이 증가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반대로 패배하면 우울하고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가 늘어난다. 대표팀 결과에 과도하게 몰입할수록 일상생활 감정 조절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

◇월드컵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한 다섯 가지 처방
월드컵은 4년마다 한 번 찾아오지만, 건강은 평생 간다.

선택과 집중을 해라=대표팀 경기와 정말 놓치기 싫은 빅 매치 몇 개만 골라 실시간에 관전하자. 나머지 경기는 미련을 버리고 수면을 선택해야 한다.

낮잠은 딱 20분 이내=새벽 경기로 수면이 부족하다면 짧은 낮잠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낮잠이 30분을 넘어가면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해 깨어난 다음 오히려 더 피곤해진다. 딱 20분 안팎의 짧은 낮잠만으로도 뇌의 피로 물질 청소가 가능하다.

오후 2시 이후엔 카페인 금지=커피의 각성 효과는 생각보다 길게 지속된다. 오후 2시 이후엔 디카페인 음료나 생수를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휴식 시간 때 무조건 움직여라=특히 새벽 경기는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거나 침대 머리맡에서 목을 꺾은 채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목뼈와 어깨 근육에 큰 부담을 준다. 전문가들은 경기 중간중간 휴식 시간마다 일어나 목과 허리를 가볍게 움직일 것을 권한다.

알코올 대안을 찾아라=일반 맥주보다는 무알코올 맥주나 탄산수, 프라이드 치킨 보다는 구운 치킨이나 견과·육포류가 위장을 지키고 다음 날 아침 붓기를 막는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