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 난다’는 말, 단순 비유 아냐… 실제로 겪은 사례 봤더니?

입력 2026/06/15 16:35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학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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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 피가 섞여 나오는 희귀 증상을 ‘헤모라크리아’라고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제 눈에는 피눈물 난다’는 표현이 있다. 타인에게 고통을 주면, 자신은 그보다 더한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사람이 정말 피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눈물에 피가 섞여 나오는 희귀 증상을 ‘헤모라크리아(Haemolacria)’라고 한다. ‘사우디 안과 저널(Saudi Journal of Ophthalmology)’에 따르면, 헤모라크리아는 결막, 눈꺼풀 또는 눈물 구멍부터 코 쪽으로 뚫려 있는 통로인 비루관에 염증이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원인으로는 외상, 눈물주머니 또는 부비동 종양, 출혈성 모세혈관확장증 등이 있다. 연구진이 문헌을 통해 헤모라크리아 발생 사례 15건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연령은 4개월에서 20세까지 다양했다. 두통과 코피가 가장 흔한 동반 증상이었고, 피가 섞인 땀을 흘리거나 사지 경련, 객혈, 미열, 월경 과다 증상이 나타난 환자도 있었다. 피눈물을 포함해 대부분의 증상은 며칠에서 14개월 이내에 자연적으로 해결됐다.

다만 헤모라크리아가 별다른 원인 없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생후 4개월 여아가 별다른 감염 증상 없이 피눈물을 흘려 응급실에 내원한 사례가 있다. 의료진이 항균제의 일종인 퓨시드산 점안액을 처방한 결과 3~4일 이내에 피눈물 분비가 멈췄다. 이후 4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눈물 분비나 피눈물 증상이 재발하지 않고, 증상이 완전히 호전됐다.

눈의 흰자위만 빨갛게 변한 상태라면 결막하출혈을 의심할 수 있다. 결막하출혈은 안구를 감싸고 있는 조직인 결막에 출혈이 발생해 혈액이 고이는 현상이다. 기침이나 재채기, 구토, 배변 시 힘을 주는 행위, 머리나 눈의 부상이나 감염, 콘택트렌즈 착용, 눈을 세게 비비는 행위 등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 눈 흰자위의 붉은 반점을 제외하고는 통증이나 부기 등 다른 증상은 없으며, 시력에도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개 2주 이내에 저절로 사라지지만 통증이 있는 경우 안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