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직선이 물결로 보인다면 ‘실명’ 위기… 빨리 병원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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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영등포원안과 대표원장
나이가 들면서 눈 앞이 침침해지면 노안이 왔다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단순히 노화로 인한 시력 저하가 아니라,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안질환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내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황반변성’이다.

우리 눈의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은 시각 활동의 약 90%가량을 담당하는 핵심 신경조직이다. 시세포의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있어 물체의 형태와 색을 구별하는 등 시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황반 부위에 노화, 흡연, 자외선 노출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변성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나 시력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을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는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습성 황반변성(삼출성 황반변성)’이다. 망막 밑에 생겨난 무르고 약한 신생혈관에서 삼출물이나 혈액이 흘러나와 황반을 손상시키는 질환으로,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수개월 내에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결국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로 중·장년층에게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고도근시 환자에게서도 빈번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습성 황반변성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 단계에서 환자가 스스로 자각할 만한 뚜렷한 이상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비로소 특이한 황반변성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사물의 초점이 흐려지거나, 바둑판의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이다. 또한 글자를 읽을 때 일부분이 가려진 것처럼 흐려 보이거나, 심한 경우 시야 한가운데에 검은 점이 생기는 ‘중심 암점’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쪽 눈에 먼저 질환이 발생하면 정상인 반대편 눈이 시력을 보완하기 때문에 눈을 번갈아 가며 체크하지 않으면 발견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가정에서 간단한 자가 진단 도구인 암슬러 격자를 활용해 눈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 밝은 곳에서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한 상태로 한쪽 눈을 가리고, 약 30cm 거리에서 격자 중앙의 점을 바라보았을 때 ▲선이 물결 모양으로 휘어 보이거나 ▲네모칸의 크기가 다르게 보이거나 ▲특정 부위가 찌그러지거나 희미하게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즉시 안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안과에서는 시력 및 안압 측정과 함께 세극등현미경 검사, 안저 검사를 진행하며,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빛간섭단층촬영(OCT)과 형광안저촬영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황반의 구조적 변화를 면밀히 파악한다.

과거에는 황반변성 치료에 레이저 치료가 주로 시행되었으나, 이는 주변의 정상 망막 시세포까지 파괴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황반변성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안구 내 주사 요법(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이 꼽힌다. 눈 속에 직접 약제를 주사해 망막 시세포의 손상 없이 유해한 신생혈관을 퇴행시키고 진행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다만, 주사 치료는 모든 황반변성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하에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황반변성은 한 번 손상되면 이전의 건강한 시력으로 완벽히 되돌리기 어려운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추가적인 시력 감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고령화, 흡연, 자외선 등 위험 인자에 노출되어 있다면 정기적인 안저 검사가 필수적이다. 임상 경험이 풍부한 황반변성 의료진을 찾아 1대 1 개인 맞춤형 검진을 통해 눈의 작은 변화까지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실명을 예방하고 평생의 안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이 칼럼은 이동원 영등포원안과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