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늙기 싫은 사람’이 꼭 마셔야 하는 것은?

입력 2026.06.10 14:20
물을 마시고 있는 사람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생물학적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물은 우리 몸의 약 60%를 차지하며 체온 조절과 영양분 운반, 노폐물 배출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체내 수분 균형이 깨지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수분 부족 상태가 이어질 경우 노화 속도가 빨라지고 만성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2023년 국제학술지 'e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서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 연구진은 체내 수분 상태와 노화, 만성질환, 조기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RIC)에 참여한 성인 1만5752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중년기에 측정한 혈중 나트륨 농도를 체내 수분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몸속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속 나트륨 농도는 높아진다.

분석 결과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생물학적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2mmol/L를 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높을 가능성이 컸다. 144mmol/L 이상에서는 그 위험이 최대 50% 증가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주민등록상 나이와 달리 몸의 실제 노화 정도를 평가하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신장 기능, 염증 수치 등 다양한 건강 지표를 종합해 생물학적 나이를 산출했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은 사람은 만성질환 위험도 더 높았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2mmol/L를 초과한 사람은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39% 높았으며, 144mmol/L를 넘는 경우 조기 사망 위험은 21% 증가했다. 연구진은 심부전과 뇌졸중, 치매, 만성폐질환, 당뇨병, 말초혈관질환, 심방세동 등 주요 질환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이들 질환 위험도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138~142mmol/L 범위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만성질환과 사망 위험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체내 수분 부족이 염증과 혈관 기능 변화, 대사 이상 등 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며 "적절한 수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갈증 둔한 노년층 더 취약
특히 노인의 경우 수분 부족 상태에 더욱 취약하다. 나이가 들수록 갈증을 느끼는 기능이 둔해지고 체내에 저장할 수 있는 수분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장의 수분 보존 능력까지 떨어지면서 같은 정도의 수분 부족도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수분 상태를 유지하려면 물 마시기를 생활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나 식사 사이, 외출 전후처럼 일정한 시간대를 정해 물을 마시면 수분 섭취를 꾸준히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분은 물로만 보충되는 것이 아니다. 수박이나 참외 같은 과일, 국이나 수프처럼 수분 함량이 높은 음식도 체내 수분 유지에 도움을 준다. 반면 술은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어 과도한 음주를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 역시 적당량은 괜찮지만 물을 대신할 수는 없다.

다만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 등으로 수분 섭취 제한이 필요한 환자는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섭취량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