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쑤시고 열 나서 독감이라 생각” 혼수상태까지 겪은 女, 진짜 원인은?

입력 2026.06.08 22:40

[해외토픽]

레이시먼
병원 입원 당시의 레이시먼(왼쪽)과 현재 모습/사진=폭스뉴스
단순한 독감으로 여겼던 증상이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으로 밝혀진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비치에 사는 오드리 레이시먼(42)은 2015년 당시 건강한 31세의 두 아이 엄마였다. 어느 날 갑자기 몸살과 고열, 오한이 나타나자 그는 단순히 독감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증상은 예상과 달리 빠르게 악화됐다. 고열이 계속됐고 심한 복통이 생겼다. 여기에 오른쪽 팔꿈치와 왼쪽 엄지발가락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통증까지 나타났다. 레이시먼은 "한 번도 독감에 걸린 적은 없었지만 온몸이 쑤시고 열이 나서 독감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친 적도 없는데 팔꿈치와 발가락이 갑자기 심하게 아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는 더 나빠졌다. 어린 두 아들을 돌보기도 힘들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고, 코피까지 나기 시작했다. 결국 친구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처음에는 자가면역질환을 의심했다.

여러 검사를 진행한 끝에 의료진은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고, 레이시먼은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는 총 10일 동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5일은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상태에 있었다. 레이시먼은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며 "한마디를 할 때마다 숨을 고르기 위해 멈춰야 했고, 마치 공기를 조금씩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레이시먼의 최종 진단명은 패혈증과 독성쇼크증후군(Toxic Shock Syndrome·TSS)이었다. 패혈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감염에 대한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면서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응급질환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조직과 장기가 손상되고 장기부전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레이시먼의 패혈증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진행됐다. ARDS는 폐에 심한 염증이 생기고 체액이 차면서 혈액으로 산소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중증 합병증이다. 그는 나중에 의료진으로부터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패혈증이 악화되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신장·폐·간 등 주요 장기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고열, 의식 혼란, 빠른 호흡, 극심한 쇠약감, 저혈압, 빈맥, 피부 변색 등을 대표적인 경고 신호로 꼽는다.

독성쇼크증후군은 황색포도상구균이나 A군 연쇄상구균이 분비하는 독소 때문에 발생하는 드문 감염성 질환이다. 고열, 저혈압, 구토, 설사, 근육통 등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레이시먼은 자신의 패혈증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만 당시 자궁 내 장치(IUD) 제거 이후 독성쇼크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편도염과 연쇄상구균 감염, 요로감염, 폐렴까지 동시에 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뒤에도 회복 과정은 쉽지 않았다. 레이시먼은 다시 걷는 법을 배워야 했고,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오랫동안 이어갔다. 첫 1년 동안은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잦은 질병에 시달렸다고 한다.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지만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후유증이 남아 있다. 레이시먼은 "당시에는 패혈증이라는 질환 자체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며 "증상을 미리 알았다면 훨씬 더 빨리 치료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험을 계기로 레이시먼은 남편과 함께 패혈증 인식 개선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또 어린이와 부모가 패혈증 증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동화책도 출간했다. 그는 "패혈증은 폐렴이나 요로감염뿐 아니라 작은 상처, 독감, 인후염 등 거의 모든 감염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혹시 패혈증일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