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더 낳고 싶은’ 사람과 ‘계획보다 많이 낳은’ 사람 중, 누가 더 불행할까?

입력 2026.06.04 22:42
아이와 엄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이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처럼 여겨지고는 한다. 그러나 어떠한 가족의 형태가 정말로 이상적인지는 자신이 자녀를 얼마나 원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심리학과 연구자가 주도한 국제 합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하던 것보다 자녀를 많이 낳은 사람은 오히려 삶의 만족도가 비교적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독일에 사는 성인 2만 3843명이 응답한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참여자들의 나이는 18세부터 100세까지 다양했다. 참여자들은 아무런 제한이 없다면 자신이 두고 싶은 자녀의 수가 몇 명인지 그리고 자신이 실제로 둔 생물학적 자녀가 몇 명인지 응답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을 ▲자신이 원하는 만큼 자녀를 낳은 사람들 ▲아이를 더 낳고 싶어하는 사람들 ▲원하던 것보다 아이를 많이 낳은 사람들 ▲비자발적인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 ▲아이를 원치 않아서 낳지 않은 사람들의 다섯 집단으로 분류했다.

각 참여자의 웰빙 수준은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에 대한 만족도, 일에 대한 만족도를 0~10의 척도로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측정했다. 분노나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빈도에서 행복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빈도를 뺌으로써 참여자들의 감정적 균형도 추산했다. 감정 빈도는 5점 척도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자신이 원하던 것보다 아이를 많이 낳은 사람들은 웰빙 수준을 나타내는 세 가지 척도에서 모두 비교적 낮은 점수를 보였다. 감정적 균형 수준도 타 집단보다는 떨어졌다. 이러한 연관성은 연구팀이 직업, 가족 관계, 소득 상태 등 개인차의 영향을 보정한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라우라 부힝어 훔볼트대 심리학과 연구원은 “평균적 삶의 만족도와 이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 사이의 차이는, ‘꽤 만족스럽다’와 ‘약간 덜 만족스럽다’ 사이의 차이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나 원하는 만큼 아이를 낳지 못한 사람들은 원하는 만큼 낳은 사람들과 웰빙 수준이 비슷했다. 비자발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과 자신의 선택에 의해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도 행복 수준이 낮지 않았다. 부힝어는 “직업, 가족 관계, 소득 상태 등 개인차의 영향을 조정하면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낮은 웰빙 수준과 관련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나이에 따른 차이는 있었다. 젊은 성인들에게서는 아이를 더 낳고 싶어하는 것이 낮은 웰빙 수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 들어 자손 생산 능력이 떨어진 성인들에게서는 이렇듯 충족되지 않은 열망이 낮은 삶의 만족도나 감정적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응답자들이 설문 조사에 1회 응답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원하는 만큼 자녀를 낳거나 낳지 않는 것이 삶의 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이 연구 결과만을 통해 단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학술지 ‘성격 저널(Journal of Personalit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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