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크론병 치루’, 새 치료 길 열려… “완치율 1.8배 향상”

입력 2026.06.04 10:34
의료진 사진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 교수가 크론병 치루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크론병 치루는 크론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재발이 잦고 완치가 어려운데, 연어에서 추출한 재생의학 물질인 PDRN이 크론병 치루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크론병 환자들은 합병증으로 치루를 앓는 비율이 높다. 크론병 치루는 항문 주변에 고름 터널이 생기는 질환으로 통증과 분비물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현재로서는 70%의 성공률을 보이는 줄기세포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워낙 고가의 비용과 복잡한 제조 공정으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

PDRN(폴리디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은 연어의 정소에서 추출한 DNA 조각을 정제해 만든 물질로 세포 재생을 촉진하고 항염증 작용을 한다. 인체 DNA와 매우 유사한 구조로 인해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 부작용이 적다. 현재 피부 재생 및 흉터 완화, 각막 미세 손상 치유, 관절 및 인대 손상 치료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이종률 교수 연구팀은 크론병 치루 수술 시 PDRN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PDRN이 세포막의 아데노신 수용체(A2A)를 활성화해 염증을 억제하고 신생 혈관 형성을 촉진함으로써 상처 치유와 조직 재생을 돕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치루 터널 주변에 PDRN을 고르게 주입하는 표준화된 방식을 적용해 크론병 치루 수술을 시행했다. 이후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크론병 치루 수술을 받은 환자 47명을 PDRN 사용군(21명)과 미사용군(26명)으로 나눠 치료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1년 후 치루가 완전히 닫힌 비율 즉 완치된 경우는 PDRN 사용군이 83.3%로, 미사용군(46.2%)에 비해 약 1.8배 높았다. 회복 속도 또한 PDRN 사용군이 훨씬 앞섰다. 수술 후 완치까지 걸린 기간은 PDRN 사용군이 평균 3.3개월로, 미사용군(5.9개월)보다 약 2.6개월 짧았다.

PDRN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과 편의성이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 비용과 비교하면 PDRN은 약 100배가량 저렴하다. 별도의 세포 배양 과정 없이 기성품을 바로 쓸 수 있어 환자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윤용식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크론병 치루 치료의 고질적 난제였던 낮은 완치율과 높은 재발률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나왔다. PDRN은 안전성이 검증된 물질로 수술뿐 아니라 외래에서도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크론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크론병 및 대장염 분야 저명 학술지인 ‘염증성 장질환(IBD)’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