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몰아서 운동” 심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이곳’은 비명 중

입력 2026.05.30 13:30
달리는 사람들
게티이미지뱅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하루 종일 의자에 붙어 지내면서 숨 쉬는 것 말고는 활동이 거의 없다. 그러다 주말 해가 뜨면 눈을 번쩍 뜨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산에 오르거나 한강 변을 달리고,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거나 테니스 라켓을 들고 코트로 달려간다. 평일엔 직장인, 주말엔 운동선수처럼 사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말 전사(Weekend Warrior)’라고 부른다. 주변에선 주말 몰아서 운동하면 효과는 없고 오히려 몸이 망가진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최신 의학 연구 결과는 오히려 어느 정도 이들 편이다.

주말 운동만으로도 심혈관 보호 효과
2023년 미국 의학저널 JAMA(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흥미로운 연구가 실렸다. 하버드 의대 계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약 9만 명의 신체 활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WHO(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주당 150분의 중강도 이상 운동량을 채우기만 하면 주말에 몰아서 운동한 사람이나 매일 조금씩 운동한 사람이나 심혈관 보호 효과가 거의 비슷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에선 심혈관을 포함해 총 264가지 질병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연구 발표 논문 공동 책임저자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데물라스 심장 부정맥 센터의 심장 전문의 샨 쿠르시드(Shaan Khurshid) 박사는 “건강상의 이점에 있어 운동 패턴보다는 총 운동량(Total Volume)이 중요하다”며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그 운동량을 채워야 한다 것”고 설명했다. ‘주말 전사’의 효과는 하버드 의대 연구뿐 아니라 다른 연구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2024년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된 콜롬비아 로스 안데스대학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주말에만 1~2회 하는 운동도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고, 치매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복 느린 힘줄이 대신 비명 지른다
하지만 문제는 심장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 바로 힘줄과 관절이다. 스포츠 의학 전문가들은 심폐계와 근골격계는 운동에 적응하는 속도가 다르다고 설명한다. 심장과 혈관은 ‘주말 몰아치기’ 운동에도 빠르게 적응해 효과를 누릴 수가 있다. 반면 힘줄과 인대는 혈류 공급이 적어 회복 속도가 느리다. 특히 평일 내내 앉아 있다가 주말에 갑자기 과부하(load spike)가 걸리면 버티지 못한다. 테니스나 농구처럼 점프와 방향 전환을 반복하거나 몇 시간씩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은 아킬레스건, 무릎, 어깨 주변 힘줄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그 결과 힘줄 조직에 미세 파열이 누적되면 아킬레스건 통증, 회전근개 손상, 테니스 엘보 같은 ‘건병증(tendinopathy)’으로 이어진다. 건병증은 힘줄의 만성적인 과사용으로 인한 콜라겐 퇴행성 변화로 발생한다. 건염(힘줄 염증), 건증(힘줄 손상이 치유되지 않은 상태)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나이가 들수록 회복과 적응 속도가 떨어져 통증과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하루 5분 투자로 인대를 준비시켜라
그렇다고 주말 운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대신 평일에 약간의 시간만 투자해 몸이 주말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먼저 점심 시간이나 퇴근 후 5분 만이라도 발목·고관절·어깨를 움직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ㆍ아킬레스건 스트레칭 : 벽을 밀며 종아리 늘려주기(발목 부상 방지)
ㆍ고관절 운동 : 의자에서 일어나 고관절 돌려주기(무릎과 허리 보호)
ㆍ어깨 회전 운동 : 기지개를 켜면서 날개뼈 모아주기(어깨 집힘 방지)
주말에 운동하러 가서도 초반 10~15분 동안 가벼운 워밍업으로 몸을 깨우는 게 중요하다. 가벼운 걷기나 맨몸 스쿼트등으로 몸을 예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심장은 웃는데 힘줄은 비명을 지르는 ‘주말 전사’의 역설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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