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9개월 장소민양,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삶

입력 2026.05.28 13:14
장소민양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한 장소민양/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 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생후 9개월 장소민양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밝혔다.

장양은 지난 4월 19일 열이 나기 시작해 소아과에서 약을 처방받았지만, 수일간 고열이 이어지며 상태가 악화됐다. 이후 여러 병원을 찾은 끝에 세균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고,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장양의 삶은 짧고도 애틋했다. 지난해 7월 2.5kg의 작은 몸으로 태어난 장양은 9개월이 돼서도 몸무게가 7kg대에 머물렀다. 장양의 어머니 박씨는 딸을 위해 예방접종부터 먹거리까지 각별한 신경을 쏟았지만, 첫돌을 두 달 앞두고 예상치 못한 이별을 맞았다.

지난 봄 가족과 함께 떠났던 벚꽃 나들이는 딸과의 마지막 추억이 됐고, 5월로 계획했던 가족 여행은 끝내 지키지 못한 약속으로 남았다. 박씨는 “남편은 소민이와 비슷한 아기만 봐도 갑자기 눈물을 쏟아낸다”며 “더 많이 안아줘야 했는데 뱃속에 있었던 시간보다 더 짧게 살다 떠난 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장양의 간, 신장, 소장은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 세 명에게 기증됐다. 박씨는 남편의 제안으로 고심 끝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처음에는 기증을 반대했지만, ‘세상 어딘가에서 소민이의 흔적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믿고 싶다’는 남편과 가족의 뜻에 마음을 돌렸다. 박씨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냥 가기보다 좋은 일을 하고 가는 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장양을 떠나보내던 날 박씨는 미안함이 앞서 차마 ‘다음 생에 다시 내 딸로 태어나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박씨는 마지막으로 딸에게 “누구의 딸이든 상관없으니 다음 생에는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딸의 장기를 기증받은 이들에게도 “더는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게 잘 살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후 9개월, 세상에 머문 시간은 짧았어도 소민 양이 남긴 나눔의 흔적은 세 가족의 삶을 바꿨다”며 “이 숭고한 결단이 더 많은 분께 생명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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