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듭니다” 호소에도 멈추지 않은 중사… 병사 근육 녹았다

입력 2026.05.27 14:11
치료 받는 환자
간부가 병사에게 강압적으로 팔굽혀펴기를 시켜 중증 횡문근융해증에 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강원도 군부대에서 간부가 병사에게 강압적으로 팔굽혀펴기를 시켜 병사가 횡문근융해증에 걸리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원도 철원군 15사단에서 복무 중인 A 상병은 지난 3월 9일 중대장의 지시에 따라 체력단련실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던 중 B 중사로부터 강압적인 운동 지도를 받았다. 당시 B 중사는 A 상병의 등을 강하게 누르고 활동복 상의를 잡아 몸을 강제로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이른바 ‘강제 팔굽혀펴기’를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신체적 한계를 느낀 A 상병은 “저 너무 힘듭니다, 간부님”이라며 세 차례 중단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00회 가까운 팔굽혀펴기를 한 뒤에야 운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상병은 양팔에 심한 통증을 느껴 11일 의무대를 찾았고, 링거를 맞은 뒤 콜라색 소변 증상을 보여 곧장 국군 포천병원으로 후송됐다. 혈액검사 결과 근육효소(CK·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는 정상 범위의 수백 배인 4만으로 측정됐다. 이후 민간 병원 재검사에서는 7만7380까지 치솟았고, 의료진은 신부전증과 부정맥 증상까지 나타났다는 소견을 냈다.

결국 A 상병은 중증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고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도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상병 측은 B 중사를 직권남용 가혹행위죄와 폭행죄로 군사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15사단 관계자는 “현재 군 수사기관에서 관련 사안을 수사 중이며 확인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법규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횡문근융해증은 갑작스럽고 강도 높은 운동이나 외상 등으로 근육 세포가 손상되면서 근육 속 물질이 혈액으로 유출되는 질환이다. 손상된 근육에서 나온 미오글로빈, 칼륨, 크레아틴키나아제 등이 혈액을 타고 퍼지며, 이로 인해 근육뿐 아니라 신장과 간, 심장 등에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평소 운동량이 적던 사람이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거나, 더운 환경에서 무리하게 운동할 때 발생 위험이 커진다. 장시간 근육 압박이나 외상, 탈수, 약물, 전해질 이상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근육통과 무력감이다. 특히 팔·다리·허리 등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힘이 빠져 움직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소변 색이 콜라색이나 적갈색으로 변하는 것도 특징적 증상이다. 이는 파괴된 근육세포 속 미오글로빈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발열, 구토, 부정맥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치료의 기본은 원인이 된 고강도 신체 활동을 즉시 중단하고, 절대적인 침상 안정과 충분한 수액을 공급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충분한 수액 치료와 수분 공급을 통해 근육 손상 물질을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시키며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제때 치료하지 않아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경우 드물게 투석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횡문근융해증을 예방하려면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무리한 신체 활동을 피하고, 운동 후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근육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격렬한 운동이나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행동, 근육이 지속적으로 압박되는 상황도 주의가 필요하다. 과격한 운동 후 심한 근육통이나 발열, 전신 쇠약감, 소변 색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