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는 비만·갑상선 질환자”… 의학계 뜻밖의 분석, 왜?

입력 2026.05.27 06:20
모나리자
‘모나리자’ 속 여성의 건강 상태를 분석한 연구가 공개됐다./사진=인디펜던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 속 여성이 과체중 상태였으며 다양한 대사 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내분비과 전문의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휴스턴 의과대학 소아내분비과 마이클 야피 교수는 모나리자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 귀족이자 상인의 아내 리사 델 지오콘도가 높은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나리자의 고르지 않은 피부색과 손등에 나타난 혹 등을 근거로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로 돌아가 직접 진단을 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외형적 특징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라며 “당시 이미 네 아이를 출산한 상태였던 만큼 산후 체중 증가 영향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야피 교수는 수 세기에 걸친 예술 작품 사례를 통해 비만이 비교적 최근까지 번영과 부, 높은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기간 비만은 풍요와 권력의 상징이었다”며 “남성은 영웅·지도자·왕족처럼 묘사됐고, 여성은 아름다움과 다산의 상징으로 표현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는 2만~3만 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상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꼽힌다. 야피 교수에 따르면 이 석상은 과도한 체지방을 가진 여성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으며, 중세 종교 미술에서도 어린이와 천사들은 통통한 체형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 루벤스, 르누아르 등 거장 화가들도 체지방이 많은 여성에게서 미적 영감을 얻었다.

반면 지난 세기 후반부터 포화지방 식단과 대사·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이 알려지면서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실제로 비만은 단순한 체형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여겨진다.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했다.

비만은 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 등을 유발해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고, 특히 내장지방이 증가할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2형 당뇨병 발생 위험도 커진다. 또한 과도한 지방 조직은 체내 염증과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해 대장암·췌장암·유방암·전립선암 등 각종 암 발생과도 관련이 있다.

야피 교수는 “이로 인해 마르고 비현실적인 신체가 미화되고 비만은 낙인찍히는 결과가 나타났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얼굴 지방이 빠져 노안처럼 보이는 ‘GLP-1 얼굴(오젬픽 페이스)’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얼굴 형태가 미래 예술 작품의 새로운 미적 기준이 될 수도 있다”며 “만약 피카소가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이런 얼굴을 그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2~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uropean Congress on Obesity 2026)’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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