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 문신 시술, 더는 ‘무면허 의료행위’ 아냐”… 업계 환영

입력 2026.05.22 15:50

대법, 34년 만에 판례 뒤집어… 두피·미용문신 무죄 취지
대한문신사중앙회 “환영… 안전 기준은 강화돼야”

문신하는 모습
대한문신사중앙회는 대법원의 비의료인 문신 시술 무죄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시행한 통상적 문신 시술을 더 이상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92년 이후 약 34년간 유지돼 온 판례가 뒤집히면서 문신 산업 제도화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1일 두피 문신과 서화문신을 시행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통상적인 미용 문신 행위는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간 법원은 1992년 판례를 근거로 문신 시술 자체를 의료행위로 해석해 비의료인의 시술을 처벌해왔다.

재판부는 판례 변경 배경으로 현실과 괴리된 규제를 지목했다. 문신 시술이 이미 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인에게만 시술을 허용하는 기존 해석이 시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취지다.

특히 문신 시술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뿐 아니라, 시술을 받는 사람의 표현의 자유와 행복추구권 등 헌법상 기본권 보장 필요성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통상적 문신 시술이 질병 예방·치료와 직접 연관된 의료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반드시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을 요구하는 영역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모든 문신 시술이 규제 밖에 놓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시술 과정에서 과실로 상해를 입히거나 감염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경우 형사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며,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규제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판결은 내년 10월 시행 예정인 이른바 ‘문신사법’과도 맞물린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는 흐름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문신사중앙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중앙회는 “34년 동안 이어져 온 낡은 판례가 마침내 뒤집혔다”며 “이는 단순히 한 사건의 승리가 아니라 수많은 문신사들이 받아온 처벌과 불안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현장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문신사들도 무죄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며 “문신사들은 더 이상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중앙회는 안전관리 기준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한문신사중앙회 임보란 회장은 “국민이 안전하게 문신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엄격한 감염 관리와 위생 시설 운영 규격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며 “문신은 의료의 영역이 아닌 전문 기술과 위생 기준을 갖춘 독립 직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와 협력해 안전하고 현실적인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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