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단순한 피로와 통증으로 여겨 진통제를 먹고 잠들려던 30대 여성이, 알고 보니 폐와 다리에 혈전이 가득 차 있었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 지역 매체 '클리블랜드닷컴'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콜린우드에 사는 앨리슨 루카시(39)는 2023년 2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종아리 통증을 느꼈다. 평소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만성 복통에 익숙했던 그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타이레놀을 먹은 뒤 잠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에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양쪽 폐와 왼쪽 다리에서 다발성 혈전이 발견됐다. 심장에도 큰 부담이 가해질 만큼 위중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그대로 잠들었다면 깨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즉시 혈액희석제 치료를 시작한 뒤 헬기로 상급병원 중환자실로 긴급 이송했다.
이 같은 위급 상황은 몇 달 전 시작된 자궁내막증 치료 과정과 관련이 있었다. 2022년 가을, 앨리슨은 왼쪽 난소에서 약 15cm 크기의 낭종이 발견돼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수술 전 병변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에스트로겐 기반 피임약을 처방했지만, 복용 후 드물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인 혈전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앨리슨은 혈액희석제 치료에 빠르게 반응해 고비를 넘겼다. 이후 상태가 안정된 뒤 복부 수술을 통해 자궁내막증 병변 26개를 제거했고, 생식기관도 보존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해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앨리슨은 "여성 건강 문제는 여전히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고, 많은 여성이 통증을 참고 견디라는 말을 듣는다"며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절대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덮는 조직과 비슷한 조직이 난소나 장 등 자궁 밖에서 자라는 질환이다. 심한 생리통과 골반통, 난임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난임 환자의 25~50%에서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변이 심해도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또 치료 후 5년 내 재발률이 약 40%에 달해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필요하다. 심한 생리통이나 골반통이 반복되거나 월경 양상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단순한 생리통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피임약 등 호르몬 치료를 받을 때 혈전 위험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스트로겐 성분은 드물게 혈액 응고를 촉진해 혈전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초기에는 종아리가 묵직하거나 붓는 정도로 시작되지만, 방치하면 폐색전증·급성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치명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르몬 치료를 시작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 개인 상태에 맞는 약을 선택해야 하고, 복용 중 다리 부종, 호흡곤란, 흉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