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식 많이 섭취해도… ‘이것’ 먹는 순간 도루묵

입력 2026.05.24 20:03
 샐러드와 술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건강한 식단이 알코올의 염증 유발 위험을 상쇄하지는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알코올과 알코올중독(Alcohol and Alcoholism)’에 최근 게재됐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채플힐캠퍼스 연구팀은 21~44세 참가자 91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알코올 섭취가 전신 만성 염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체질량지수(BMI)가 25kg/m² 이상으로 과체중·비만에 해당됐으며, 음주량에 따라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 ▲소량 음주자(일주일에 3잔 이하) ▲적당량 음주자(일주일에 남성 14잔 이하, 여성 7잔 이하) ▲적당량 이상의 과다 음주자 등 네 가지 그룹으로 분류됐다.

참가자들은 21일 동안 매일 아침 스마트폰 설문조사를 통해 전날 알코올 섭취량을 보고하고, 화상 인터뷰에서 자신이 섭취한 음식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연구팀은 ‘건강식 지수(Healthy Eating Index, HEI)’를 활용해 이들의 식단의 질을 평가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통곡물, 과일, 채소가 풍부하고 포화지방이 적은 식단을 섭취했음을 의미한다.

21일 후 연구팀은 혈액 검사를 통해 참가자들의 사이토카인 수치와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를 확인했다. 해당 수치가 높으면 심장질환, 암, 당뇨병 등의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습관적인 알코올 섭취는 특정 염증 지표와 부정적인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여성의 경우, 적당량 또는 과도하게 술을 마신 그룹의 CRP 수치가 소량 음주 그룹에 비해 각각 1.27mg/L, 1.38mg/L씩 높았다. 반면, 남성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종양괴사 인자 알파(TNF-α)’ 수치는 남녀 모두 과다 음주자가 소량 음주자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연구를 진행한 지미카예 벡 코트니 교수는 “여성이 일반적으로 위와 간에서 알코올을 대사하는 데 필요한 효소를 남성보다 적게 생산하고, 체지방량도 남성보다 적은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선천적·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동일한 양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여성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나고, 이는 여성의 염증 반응이 더 심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식단은 C-반응성 단백질, 종양 괴사 인자 알파, 인터루킨 1 베타(IL-1β) 등 일부 염증 수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그 수치가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적당량·과다 음주자의 경우, 질 좋은 식단을 섭취했음에도 염증 수치가 오르는 것을 막지 못했다.

코트니 교수는 “식단이 아무리 건강해도 알코올 섭취로 인해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며 “체질량지수가 25kg/m² 이상이라면 일주일에 3잔 이상의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과체중·비만이면서 다른 기저 질환이 없는 성인만을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다. 코트니 교수는 “정상 체중인 성인이나 고혈압·당뇨병과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성인에게는 다른 결과가 확인될 수 있다”며 “향후 연구에서 더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