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당뇨·고혈압이라도, 여성이 치매 더 위험

입력 2026.05.21 14:10
노인 여자
청력 손실과 당뇨병은 남성에게 더 흔한데도 여성의 인지 기능 하락과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일한 치매 위험 요인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과 메건 피츠휴 교수와 주디 파 교수 연구팀 연구팀은 중장년 및 노인 1만7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성차 생물학(Biology of Sex Differences)'에 게재됐다.

미국에는 현재 약 700만명에 달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으며 이 중 대다수가 여성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산다는 사실만으로는 이러한 성별 격차를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에 연구팀은 보건 및 은퇴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중장년과 노년기 성인 1만7000명 이상의 자료를 분석했다. 교육 수준, 청력 손실, 흡연, 음주, 비만, 우울증, 신체 활동 부족, 고혈압, 당뇨병을 포함해 이미 증명된 13가지 수정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위험 요인의 유병률에서 성별 차이가 나타났다. ▲우울증(여성 17%, 남성 9%) ▲신체 활동 부족(여성 48%, 남성 42%) ▲수면 문제(여성 45%, 남성 40%)는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 교육 수준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낮았다. 반면 ▲청력 손실(남성 64%, 여성 50%) ▲당뇨병(남성 24%, 여성 21%) ▲과도한 음주(남성 22%, 여성 12%) 비율은 남성이 더 높았다. 고혈압은 남녀 모두 10명 중 6명꼴로 광범위하게 나타났으며 평균 체질량지수도 양쪽 모두 과체중이나 비만 범위에 속했다.

주목할 점은 특정 위험 요인이 여성의 인지 기능 저하와 더 강력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다. 고혈압과 높은 체질량지수를 포함한 심혈관 및 대사 건강 조건은 여성의 인지 기능과 더 강한 부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청력 손실과 당뇨병은 남성에게 더 흔한데도 여성의 인지 기능 하락과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이는 남성에게 경미한 영향을 미치는 건강 문제가 여성의 뇌 건강에는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인구 전체에서 가장 흔한 치매 위험 요인에만 집중하기보다 특정 집단 내에서 인지적 영향이 가장 큰 요인의 관리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여성의 경우 우울증 관리, 신체 활동 증가,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 건강 개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