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고령화까지… 홍콩 ASGH, ‘미래 의료 혁신’을 논하다

입력 2026.05.20 14:25

지난 11~12일 홍콩 ‘아시아 글로벌 헬스 서밋 2026’ 개최
43개 국가·지역서 3000여명 방문… 400건 이상 사업 논의

남성이 말하는 모습
지난 11일 홍콩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글로벌 헬스 서밋(ASGH 2026)’에서 홍콩무역발전국(HKTDC) 프레데릭 마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홍콩무역발전국 제공
홍콩이 바이오·헬스케어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홍콩 내에 다양한 의료·연구·투자기업들이 들어선 가운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높은 수준의 의료·교육 시스템, 중국과 맞닿은 지리적 이점 등을 발판 삼아 세계적 바이오·헬스케어 기술·투자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지난 11~12일 홍콩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글로벌 헬스 서밋(Asia Summit On Global Health, ASGH 2026)’은 이 같은 변화를 실감케 했다.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와 홍콩무역발전국(Hong Kong Trade Development Council, HKTDC)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각국 보건당국 관계자와 연구·의료 전문가, 기업 대표, 투자자 등이 참석해 공중 보건, 의료 기술, 헬스케어 투자 분야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양일간 43개 국가·지역에서 약 3000명의 참가자가 방문했으며, 400건 이상의 사업 및 투자 매칭 미팅이 이뤄졌다. 홍콩무역발전국 프레데릭 마 회장은 “국제 금융 중심지인 홍콩은 세계 각국의 강력한 연결고리이자 부가가치 창출자로서 기업의 혁신과 도약을 지원하고 있다”며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자와 기업들은 홍콩을 거점으로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이 말하고 있는 모습
지난 11일 홍콩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글로벌 헬스 서밋(ASGH 2026)’에서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 스탠퍼드대학 마이클 레빗 교수가 특별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 홍콩무역발전국 제공
◇각계 전문가 한 자리에… 기술 동향·전망 공유
올해 6회째를 맞은 ASGH는 ‘의료 혁신 촉진’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틀 동안 진행한 세션에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이브라힘 아부바카르 부총장, 퍼스트이스턴투자그룹 빅터 추 회장, GSK 조너선 시먼즈 회장 등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 90여명이 연사로 참석해 ▲공중 보건 ▲첨단 의료 기술 ▲인공지능(AI) ▲미래 팬데믹 대응 ▲의료 투자 ▲고령화 등에 대한 최신 동향과 전망을 공유했다. 이브라힘 아부바카르 교수는 “감염병 인프라뿐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이나 질병 관리 등 그 이상의 분야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 플랫폼은 팬데믹 발생 훨씬 이전에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첫날 진행된 특별 세션에서는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 스탠퍼드대학 마이클 레빗 교수가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레빗 교수는 “다양성이 곧 지식과 지능, 사고력으로 직결된다”며 “인간이 보다 성공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다양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러 주제 중에서도 핵심 화두는 단연 ‘AI(인공지능)’였다. 주요 세션에서 바이오·헬스케어 AI 기술에 대해 다루는 것은 물론,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여러 기업들이 부스 또는 일반 참가자로 ASGH를 찾았다. 세션 연사로 참석한 화이자 나타샤 차트라파티 수석이사는 “AI는 신약 개발과 임상 연구부터 의료진과의 소통, 환자가 이용하는 의료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의료 전반에 걸쳐 소요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 현장 사진
지난 11~12일 홍콩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글로벌 헬스 서밋(ASGH 2026)’이 개최됐다. / 홍콩무역발전국 제공
◇180개 기업 참가… 생명공학·디지털헬스 등 최신 기술 선봬
이번 ASGH에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2개 국가·지역에서 약 180개 기업이 참가해 ▲생명공학 ▲디지털 헬스 ▲의료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솔루션을 선보였다. 설립 8년 이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이노헬스 쇼케이스(InnoHealth Showcase)’와 1:1 미팅 프로그램 ‘딜-메이킹(Deal-Making)’ 등을 통해 양일간 400건 이상의 협업·투자 관련 논의가 진행됐고, 실제 HKSH메디컬그룹과 지멘스헬스케어 간 양해각서(MOU) 체결을 비롯해 10여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홍콩 헬스케어 스타트업 호밍 파마슈티컬스 렁 캄통 CEO는 “이번 행사에서 투자자들을 만나 자금 조달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며 “기존 전문 분야 외에도 세션들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2년 연속으로 ASGH에 참가한 호주 SDIP이노베이션 이만 마나비테라니 대표는 “작년 방문을 계기로 HSITP(홍콩-선전 혁신 기술 파크)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됐다”며 “홍콩이 중국 본토로 향하는 관문인 만큼, ASGH에서 맺은 인맥을 바탕으로 폭넓은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불면증 관련 웨어러블기기 개발사 슬립업 레나타 레돈도 보날디 CEO는 “각국 의료기기 총판업체나 투자사들을 만나는 것이 이번 ASGH 참가 목적”이라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협력업체를 찾고 사업 범위 또한 확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 에이큐바이오테크 관계자 또한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목표로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고 했다.

 박람회 현장 사진
지난 11~13일 홍콩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제17회 홍콩 국제 의료·헬스케어박람회’가 열렸다. / 홍콩무역발전국 제공
◇‘홍콩 국제 의료·헬스케어박람회’ 함께 열려
11일부터 13일까지는 같은 장소에서 홍콩무역발전국 ‘국제 헬스케어 주간(International Healthcare Week, IHW)’의 일환으로 ‘제17회 홍콩 국제 의료·헬스케어박람회’가 열리기도 했다. ‘스마트 헬스 경험을 강화하는 혁신’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박람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홍콩, 대만,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베트남, 마카오 등 10개 국가·지역에서 약 300개 업체가 참가해 ▲의료 기술 ▲노인·예방 의료 ▲인공지능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기기를 선보였다. 행사 기간 동안 총 61개 국가·지역에서 약 1만3000명의 바이어가 방문했으며, 670건 이상의 사업 논의가 이뤄졌다. 영인바이오텍 김영호 대표는 “각국 총판에 신제품을 알리는 데 최적화된 박람회”라며 “다양한 바이어가 찾아오기 때문에 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이 박람회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게놈미랩 피터 리 CEO는 “홍콩, 태국, 인도 바이어들과 만나 현지 시장 진출을 논의했다”며 “향후 한국, 동남아시아, 호주 등으로의 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일부 참가 기업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실제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홍콩 기업 드레시오 커티스 웡 COO(최고운영책임자)는 “필리핀 바이어와의 계약을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정했다”며 “계약 규모가 100만홍콩달러(한화 약 1억9000만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팜엑스테크놀로지 제프리 로 부사장은 “박람회 기간 동안 병원 관계자 등으로부터 20건 이상의 문의를 받았다”며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등 해외 바이어들에게 최대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주문을 확보했다”고 했다.

홍콩무역발전국 안나 청 부총괄이사는 “올해 ASGH와 국제 의료·헬스케어박람회는 예년보다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참가자, 참가기업들의 국적 또한 보다 다양해졌다”며 “각국 헬스케어기업, 연구기관, 투자사 등이 모여 새로운 기업·기술을 논의·발굴하는 하나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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