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담낭암 예후 예측… “맞춤 치료 가능성 높였다”

입력 2026.05.20 11:33
연구 그림
AI를 활용하여 담낭암의 종양미세환경을 분석해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됐다. 위험 요인이 많을수록 전체 생존율(그림 A)과 무병생존율(그림 B)이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히는 담낭암의 예후를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환자별 재발 위험과 생존 가능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면, 향후 맞춤형 치료와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담낭은 흔히 ‘쓸개’라고 불리며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췌장암과 함께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분류된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담낭 및 기타 담도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약 29%로, 췌장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박주경·이규택·최영훈 교수와 간담췌외과 김홍범 교수, 미래의학연구원 난치암조기진단팀 김혜민 박사 연구팀은 AI 기반 공간 분석 기술을 활용해 담낭암 환자의 종양 미세환경(TME)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암의 재발 가능성과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담낭암 수술 환자 225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모델을 개발했으며, 외부 검증군 41명을 추가로 분석해 모델의 신뢰성을 확인했다. AI는 암세포 주변의 면역세포(TIL) 밀도, 3차 림프구조(TLS) 수, 섬유아세포 밀도 등 종양 미세환경의 핵심 요소를 정량화해 분석에 반영했다.

연구 결과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험 요인은 ▲면역세포 밀도가 낮을 때 ▲TLS 수가 적을 때 ▲섬유아세포 밀도가 높을 때 등 세 가지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 요소가 많아질수록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OS)과 무병 생존 기간(DFS)은 뚜렷하게 짧아졌다.

특히 위험 요인이 전혀 없는 환자군은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가진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재발 위험은 87%, 사망 위험은 80%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위험 요인이 증가할수록 재발 및 사망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김홍범 교수는 “담낭암은 담도계 암 가운데서도 예후 예측이 특히 어려운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AI 기술로 담낭암의 예후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주경 교수는 “AI가 암의 생물학적 특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향후 담낭암 수술 후 환자 개개인에 맞춘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