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원메디슨코리아 "환자 맞춤형 임상 패러다임 선도"

입력 2026.05.19 17:19
김혜선 이사
비원메디슨코리아 김혜선 이사가 최신 임상연구 트렌드와 회사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사진=구교윤 기자
항암 신약 개발 임상연구 패러다임이 약물 자체 효능 검증에서 환자 개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연구 품질과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윤리적 균형 감각이 신약 개발 성패를 가르는 핵심 지표로 부상했다.

글로벌 항암제 전문 기업 비원메디슨코리아는 ‘세계 임상시험의 날’을 기념해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미디어 포럼을 개최하고 최신 임상연구 트렌드와 회사 중장기 전략을 공유했다.

2019년 국내 출범한 비원메디슨코리아는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다국적 제약사 암젠이 최대 주주다. 지난 2010년 설립 당시 사명은 베이진이었으나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원메디슨으로 개명했다. 회사는 전체 임직원 150여 명 중 60%인 90여 명이 임상 부서에 근무하는 연구 중심 기업이다. 최근 4년간 국내 임상연구에만 1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현재 브루킨사(백혈병 치료제), 테빔브라(면역항암제), 지헤라(이중특이항체) 등의 항암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 연자로 나선 비원메디슨코리아 김혜선 이사(흉부외과 전문의)는 "과거 항암 임상이 약물 효과 유무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어떤 환자에게,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투여해야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환자 중심 연구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전형적인 임상시험은 용량을 결정하는 1상, 효능을 검증하는 2상, 대조군과 비교해 치료 효과를 확증하는 3상을 순차적으로 거쳤다. 반면 최근 항암 연구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해 1상 단계부터 적정 용량, 대상 환자, 치료 전략을 결정하며 초기 임상 참여가 새로운 치료 방향성 수립으로 연결되고 있다. 최근에는 1상과 2상을 통합하거나 단일군 2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신속 승인이나 가속 승인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후 확증 임상을 통해 근거를 보강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각 단계 경계가 사라지는 추세다.

특히 암세포 다양한 특성을 극복하고 약물 내성을 초기부터 차단하기 위해 세포독성 항암제, 표적 치료제, 면역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삼중 항체 등 서로 다른 작용 방식을 가진 약물들을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 임상시험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후속 치료 단계에서 단독요법으로 먼저 효과를 확인한 뒤 앞선 치료 단계로 이동하는 흐름이었다면 최근에는 초기부터 병용요법과 1차 치료 적용 가능성을 함께 검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다각적인 임상시험은 그만큼 설계가 복잡하다는 점이다. 또 여러 약물이 함께 투여되면서 단독 투여 시에는 없던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약물 간 간섭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김 이사는 "과거와 달리 요즘 임상시험은 약물이 몸속에서 작용하는 원리를 중심으로 가설을 세우기 때문에 평가 프레임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독성 반응에 대응하기 위해 초기 설계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변수 80% 이상을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안전성 모니터링과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기반 환자군 선별 고도화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김 이사는 항암 치료가 말기·전이성 환자를 위한 완화 치료에서 수술 전후 조기 치료로 전진 배치되는 점도 주요 변화로 짚었다. 다만 수술 전후 단계 임상은 연구 결과 해석이 까다롭다. 환자 상태 호전이 항암제 덕분인지, 수술 자체 효과인지 명확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전통적인 평가 기준 외에도 고도화된 새로운 기준을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빠른 개발 자체보다 충분한 과학적 근거와 윤리적 설계, 실행 가능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 자체 수행 모델을 통한 '책임 있는 속도' 구현
최근 글로벌 규제기관들은 초기 단계 풍부한 데이터와 확증 자료를 기반으로 조건부 허가를 내어주는 가속 승인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개발 프로세스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면 신약 출시를 앞당길 수 있지만 자칫 데이터 신뢰성이나 환자 안전 확보에 허점이 생길 위험도 존재한다.

비원메디슨코리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 단절된 관행에서 벗어나 신약 발굴부터 제조, 허가, 공급까지 전 주기를 통합적으로 주도하는 '인하우스(자체 수행) 모델'을 제시했다. 임상시험 과정을 외부 위탁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임상 조직이 직접 관리해 연구 품질과 환자 안전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를 통해 임상 개시부터 데이터 잠금까지 수행 속도를 업계 평균 대비 30% 향상하면서 데이터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혜선 이사는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전 세계 180건 이상의 임상시험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며 "임상시험 최종 목적은 복잡한 연구 환경 속에서도 품질을 유지한 가운데 효과적인 치료제를 시급한 환자들에게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책임 있는 속도를 위해 규제 및 행정 복잡도 등 한국 시장 과제를 해결하고 초기 임상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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