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장 손상’ 새로운 진단 개념 제시

입력 2026.05.18 17:03
최용성 교수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용성 교수./사진=경희대병원 제공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입원한 미숙아나 저체중아에게 발생하는 ‘신생아 장 손상(Intestinal Injury)’에 관한 새로운 진단 개념이 발표됐다.

미숙아나 극소저체중출생아는 장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장 점막에 염증이나 손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세균 감염이 겹치면 장 조직이 괴사하는 ‘신생아 괴사성 장염(NEC)’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심한 경우 장 천공이나 패혈증, 사망까지 초래하는 대표적인 신생아 중증 질환으로 꼽힌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복부 팽만, 수유 불량, 구토 등으로 비특이적이라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임상에서는 신생아 괴사성 장염의 표준 진단 기준으로 ‘벨 중증도 체계(Bell’s staging)’를 사용하고 있지만, 의료진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크고 초기 단계와 급격히 악화된 상태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용성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이 스스로 데이터 간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비지도 학습기법’을 활용해 한국신생아네트워크(KNN)에 등록된 2만352명의 극소저체중출생아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연구의 객관성 극대화를 위해 신생아 괴사성 장염 진단명, 재태연령, 출생체중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변수를 배제해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벨 중증도 분류 체계보다 진단의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장 손상 위험 패턴 5가지’를 새롭게 분류해내며 신생아 장 질환 진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최용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벨 중증 체계보다 더욱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장 손상’ 개념으로 진단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연구 결과가 향후 신생아 장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 나아가 예후 예측 시스템 구축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6 미국 소아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연구는 플로리다 대학교의 조셉 뉴(Josef Neu) 교수, 스탠포드 대학교의 데이비드 스테븐슨(David K. Stevenson) 교수,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성희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 경희대학교 안재혁 연구원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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