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5분 사이에 하반신 마비” 독감 앓던 35세 男, 무슨 일?

입력 2026.05.18 21:40

[해외토픽]

티누스 그레이링
독감을 앓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남성이 희귀 신경질환으로 하반신 마비 증상을 겪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니드투노우(Need To Know)
독감을 앓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남성이 희귀 신경질환으로 하반신 마비 증상을 겪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Need To Know)’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거주하는 티누스 그레이링(35)은 2025년 7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 뒤 심한 독감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의사에게 독감 진단을 받은 티누스는 사흘간 병가를 내고 치료에 전념한 뒤, 회사로 복귀했다. 그러나 증상이 시작된 지 2주쯤 지나자 상태가 다시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했다.

티누스는 “내가 겪어본 것 중 가장 심한 고열이었다”며 “근육통이 너무 심해 앉아 있든 서 있든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병원을 찾아 광범위 항생제까지 처방받았지만, 몇 시간 뒤 오른쪽 엉덩이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응급실로 이송된 티누스는 통증 때문에 제대로 서 있지 못해 휠체어에 앉아 검사를 기다려야 했다. 그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동안 다리의 감각과 힘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느꼈고, 단 15분 만에 가슴 아래 부위가 모두 마비됐다. 다음 날 아침에는 대소변조차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정밀 검사 결과, 티누스는 독감으로 인해 발생한 희귀 신경질환 ‘횡단성 척수염’을 진단받았다. 의료진은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 감염 이후 면역 체계가 비정상적으로 과민 반응을 일으키면서 척수에 염증과 부종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마비 증상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티누스는 3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받으며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와 면역 요법, 혈장 교환술 등을 시행받았다. 이후 재활병원에서 6주간 물리치료도 받았다. 그는 “여전히 팔과 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며 “의학 기술이 더 발전하면 다시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티누스가 진단받은 횡단성 척수염은 척추뼈 속 척수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척수는 뇌와 신체를 연결하는 주요 신경 통로 역할을 하는데,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 감각 이상이나 운동 기능 저하가 나타나고 심할 경우 신체 일부가 마비될 수 있다. 초기에는 다리 저림이나 허리 통증, 팔다리 힘 빠짐 등의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후 몸통 아래 감각이 둔해지거나 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증상은 수 시간 안에 급격히 악화하기도 하고 수일에 걸쳐 진행되기도 한다.

주된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면역계 이상 반응, 척수 혈류 장애 등이 꼽힌다. 특히 환자의 30~60%는 발병 전 감염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0대와 30대에서 비교적 많이 발생한다.

횡단성 척수염 치료의 핵심은 척수 염증을 빠르게 줄이고 손상된 신경 기능 회복을 돕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정맥 주사로 투여하며, 필요할 경우 혈장교환술이나 면역치료를 시행한다. 회복 속도와 예후는 개인차가 크고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많아, 이후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