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크라베병, 제어 가능성 확인… “유전자 편집으로 치료”

입력 2026.05.18 13:43
연구팀
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차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로 희귀 유전병 크라베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크라베병(Krabbe disease)은 뇌와 신경을 보호하는 수초가 망가지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지방 성분인 갈락토실세라마이드를 분해하는 효소(GALC)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한다. 신경독성 대사물질인 사이코신(psychosine)이 쌓여 수초 형성이 어려워진다. 뇌 속 신경 연결망이 손상돼 신호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뇌백질 장애를 유발하나,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배상수 교수, 남배근 박사와 연세대 융합보건의료대학원 서정화 교수 연구팀은 크라베병에 아데닌 염기교정기(ABE)를 이용한 치료의 적용 가능성을 살폈다.

연구팀은 크라베병을 유발한 마우스 뇌실 안에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주사해 뇌에서 아데닌을 구아닌 염기로 교체하는 치료를 시도했다. 아데닌 염기교정기 크기가 바이러스 운반체 용량을 초과했기 때문에 아데닌 염기교정기를 두 조각으로 나눠 전달했다. 세포 내에서 접착 단백질이 두 조각을 다시 하나로 이어 붙였다. 완성된 염기교정기는 가이드 RNA의 안내를 받아 목표 유전자 위치로 이동했고, 유전자가위가 교정할 위치를 찾아 변이 유전자를 교정했다.

치료 5주 후 갈락토실세라마이드 분해 효소가 활동하는 것을 확인했고 사이코신 축적이 감소했다. 조직염색, 자기공명영상, 전자현미경을 통해서는 뇌의 수초가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마우스 체중과 뇌 무게 회복은 물론 수명까지 길어졌고, 운동기능은 2배 이상 향상해 정상의 약 65% 수준까지 도달했다.

조성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아데닌 염기교정을 이용한 유전자 편집 기술이 크라베병에 대한 치료법으로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가능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희귀난치성 유전질환 치료제 개발과 임상적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상수 교수는 “아데닌 염기교정은 DNA를 자르지 않고 아데닌을 구아닌으로 정밀하게 교체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서 DNA를 자르는 기존 편집술보다 안전하고 정밀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글로벌 유전변이 데이터베이스(ClinVar)를 통해 전체 크라베병 환자 중 아데닌 염기교정이 적용될 수 있는 변이를 가진 비중은 30%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게놈 메디슨(Genome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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