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 하는 아이 비밀, ‘쉬는 시간’에 있다

입력 2026.05.15 10:16
복도에 몰려 있는 아이들
수업 뒤에 주어지는 휴식은 학생들에게 '깨어 있는 휴식' 상태를 제공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학교 쉬는 시간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학습과 성장, 건강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지난 11일 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에 게재한 성명서를 통해 학교 내 자유로운 활동 시간이 학습 내용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습득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쉬는 시간을 줄이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오히려 학습 효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명에 따르면 수업 뒤에 주어지는 휴식은 학생들에게 '깨어 있는 휴식' 상태를 제공한다. 이는 뇌가 방금 배운 정보를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기억 공고화 과정을 돕는 결정적인 시간이다.

학회는 학습 직후 외부 자극이나 인지적 요구가 중단될 때 뇌의 해마가 활성화되며 정보 저장 효율이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매일 최소 20분 이상씩 여러 번의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인지적·신체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며 특히 신체 활동이 포함된 놀이는 기억력 향상과 정보 유지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발달 측면에서도 쉬는 시간의 가치는 크다. 학생들은 또래와 자유로운 놀이를 통해 타협, 협력, 갈등 해결, 리더십 등 학업만으로는 습득하기 어려운 핵심 역량을 기른다. 성명은 성인이 주도하는 조직적인 활동보다 학생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하는 놀이가 창의성 발달과 스트레스 관리에 더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쉬는 시간이 체육 수업과는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체육이 운동 기술 습득을 위한 교과 과정이라면 쉬는 시간은 자율성이 보장되는 정서적·사회적 혜택의 장이기에 서로 대체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학회는 쉬는 시간을 학생 개인적인 시간이자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권리'로 규정했다. 특히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거나 징계를 목적으로 쉬는 시간을 박탈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쉬는 시간은 오히려 학생이 학습에 복귀했을 때 다시 집중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게 돕는 회복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머레이 박사와 캐서린 램스테터 박사는 "쉬는 시간은 아동과 청소년이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적·정서적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이라며 "모든 연령대의 학생이 매일 안전하고 질 높은 쉬는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