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기준 10년 만에 개정… 가능 연령 높이고 OTT 구독권 준다

입력 2026.05.14 17:07
헌혈하는 모습
저출산·고령화로 헌혈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정부가 헌혈 참여 기반 확대에 나선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저출산·고령화로 헌혈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정부가 헌혈 참여 기반 확대에 나선다. 주요 헌혈층인 10~20대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헌혈 가능 연령을 높이고 헌혈자 혜택을 늘려 안정적인 혈액 수급 체계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13일 혈액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저출산으로 헌혈 인구 감소가 현실화하는 반면, 고령화로 수혈 수요는 늘어나는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 2024년 기준 국내 헌혈률은 5.6%로 일본(4.0%), 프랑스(3.9%) 등과 비교해 낮지 않은 수준이지만, 전체 헌혈자의 절반 이상(55%)을 차지하는 10~20대 인구는 감소 추세다. 10~20대 인구는 2020년 1160만명에서 지난해 1060만명으로 줄었다.

반면 수혈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50대 이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50대 이상 적혈구제제 수혈자는 2020년 34만7000명에서 지난해 36만6000명으로 늘었다. 특히 방학이나 연휴 기간에는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안정적 혈액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헌혈 연령 상향 검토… “건강한 고령층 참여 확대”
복지부는 건강수명 증가를 고려해 헌혈 가능 연령 상향을 추진한다. 현재 국내 헌혈 가능 연령은 전혈·혈장 성분 채혈 기준 16~69세이며, 65세 이상은 60~64세까지 헌혈 경험이 있어야 가능하다. 혈소판 성분 채혈은 17~59세다.

정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우선 연령 제한을 약 5세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반복적으로 헌혈한 사람은 건강 상태와 일정 기간 내 헌혈 이력 등을 고려해 사실상 연령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실제 60세 이상 헌혈자는 증가세다. 2020년 3만7000명 수준이던 60세 이상 헌혈자는 지난해 6만7000명으로 늘었다.

헌혈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복지부는 혈액 폐기 요인으로 지적돼온 헌혈 간기능 검사(ALT 검사) 폐지를 검토하고, 헌혈 제한 기준으로 적용되는 말라리아 검사 방식도 재정비할 예정이다.

◇“헌혈하면 OTT 구독권?”… 헌혈자 예우 강화
헌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헌혈의집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에는 헌혈 버스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직장인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헌혈의집 운영시간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특히 주요 헌혈층인 10~20대 참여 확대를 위해 OTT(동영상 스트리밍) 구독권이나 헌혈자 전용 포토카드 같은 기념품 제공도 검토된다.

정부는 혈액 안전성 강화에도 나선다. 면역 이상 반응을 줄이기 위해 백혈구를 제거한 적혈구·혈소판제제 공급을 확대하고, 방사선을 조사한 혈액제제 공급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오래된 혈액 검사 장비 교체를 위해 매년 약 40억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의료기관별 혈액 재고량을 고려한 공급 기준을 마련하고, 병원의 적정 수혈 여부를 의료질평가 지표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편, 헌혈증서 사용 감소로 ‘수혈 비용 보상’ 개념의 헌혈환급적립금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적립금은 2019년 491억원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615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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