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더위… 심장질환 증상 확인하세요

입력 2026.05.14 13:26
체크리스트
심장질환 고위험군 체크리스트./사진=한양대병원 제공
갑작스러운 더위에 심혈관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는 무더위 속에서 심장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경고가 나온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 역시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장기간 폭염 가능성을 전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열질환자는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했으며, 환자의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고혈압·당뇨병·협심증·심부전 등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 폭염 상황에서 급성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박진선 교수는 “폭염은 단순히 더운 날씨가 아니라 심장과 혈관에 과부하를 주는 위험 환경”이라며 “특히 고령층이나 심혈관질환자는 짧은 시간의 고온 노출만으로도 심근경색이나 심장돌연사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의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열을 지속적으로 배출한다. 그러나 외부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체온 조절 기능에 부담이 생기고, 이 과정에서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 더운 환경에서는 체내 열을 식히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고 땀 배출이 늘어나는데, 이때 혈압은 떨어지고 심장은 부족한 혈류를 보충하기 위해 더 빠르고 강하게 뛰게 된다.

문제는 이미 심혈관 기능이 약해진 환자들이다. 관상동맥이 좁아진 협심증 환자나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경우 갑작스러운 심박수 증가와 혈압 변화가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탈수로 혈액 점도가 높아지면 혈전이 쉽게 생길 수 있고,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이나 심장돌연사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열대야 역시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밤에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 심장이 충분히 쉬지 못하고 수면 부족과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혈압 상승과 부정맥 위험 증가로 이어져 새벽 시간 돌연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폭염 속 심장 이상은 단순 피로처럼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고, 평소보다 쉽게 지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더위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통증, 식은땀이 날 정도의 극심한 피로감, 호흡곤란과 어지럼증, 갑작스러운 심장 두근거림, 실신이나 의식 저하 등이 동반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박 교수는 “심근경색은 전형적인 흉통 없이 소화불량이나 어깨 통증, 극심한 무기력감으로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고령층과 당뇨병 환자는 통증을 덜 느끼는 경우가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폭염 시 심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고,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기온이 가장 높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실내 온도는 24~26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평소와 다른 피로감이나 어지럼증, 두근거림이 반복된다면 무리하지 말고 몸 상태를 살펴야 한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정기검진과 꾸준한 치료를 통해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 교수는 “폭염은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위험하지만, 특히 심혈관질환자와 고령층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며 “무더위를 단순한 계절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