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약 복용 뒤 역주행 사고… 혈액서 ‘졸피뎀’ 검출

입력 2026.05.14 11:25
경찰차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사진=연합뉴스DB
불면증 치료제인 졸피뎀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교통사고를 낸 30대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혐의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10시 10분쯤 경기 부천시 오정구 한 도로에서 약물을 복용한 뒤 차량을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마주 오던 20대 남성 B씨 차량과 충돌했으며, 사고로 A씨와 B씨 모두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사고 당시 A씨가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수상히 여겨 소지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바지 주머니 속 알약을 발견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혈액과 알약 성분에 대한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알약과 혈액 모두에서 불면증 치료제인 졸피뎀 성분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졸피뎀을 복용한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약물 복용 상태에서 위험 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부터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약물운전에 대한 처벌 기준은 한층 강화됐다. 기존 향정신성의약품뿐 아니라 병원에서 흔히 처방받거나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부 약물도 단속·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우울증·불안장애 치료 과정에서 약을 처방 받은 경우 향정신성의약품인 신경안정제가 처방돼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런 약들은 매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약 복용 기간에는 계속 운전을 할 수 없다.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장내시경이나 각종 시술·수술 과정에서 수면마취를 했다면 당일 운전은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처방용 수면제 졸피뎀처럼 반감기가 짧은 약은 8시간 동안 운전하지 않으면 된다.

이 밖에도 안정제, 항불안제, 공황장애 치료제, 수면제, 일부 감기약과 근육이완제 등은 졸림이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해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감기약은 약물 종류에 따라 졸음 유발 정도가 달라 운전 계획이 있다면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담 후 비교적 영향이 적은 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려면 약 봉투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조제약 봉투에 ‘운전 주의’ 문구가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해당 표시가 있다면 그 날은 운전하면 안 된다. 표시가 없더라도 의사나 약사에게 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때도 감기약이나 근육이완제 등은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약사에게 운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약으로 요청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