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안 빠지는 이유, 腸에 있었다… 뭐가 문제?

입력 2026.05.12 17:10
체중 조절 어려움에 좌절하는 사람 이미지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데도 체중이 좀처럼 줄지 않는다면 ‘장 건강’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데도 체중이 좀처럼 줄지 않는다면 ‘장 건강’을 의심해 봐야 한다. 단순 노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진 것일 수 있다. 지난 9일 ‘영양사의 다이어트’ 콘텐츠를 제작하는 설다빈 영양사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적게 먹고 운동하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장에 답이 있을 수 있다”며 다이어트에 있어 장 건강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유가 뭘까? 장 건강의 중요성과 자가 진단 및 회복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장 건강, 다이어트의 시작 
장은 단순히 음식물을 소화·배출하는 기관이 아니다. 장 속에는 수조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 미생물들은 면역 기능뿐 아니라 에너지 대사, 혈당 조절, 식욕,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준다. 대표적으로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의 약 90%는 장에서 생성된다. 장내 미생물이 세로토닌의 원료로 작용하는 트립토판 대사에 관여한다. 장 건강이 무너지면 우울감이 들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이유다.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 체계 역시 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음식을 먹으면 소장 L 세포에서 GLP-1, PYY 같은 호르몬이 분비돼 뇌에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낸다. 동시에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한다. 그러나 배달 음식이나 초가공 식품은 이런 체계를 무너뜨린다. 게다가 장내 유해균이 늘어나 계속해서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초가공식품과 간편식 섭취가 증가하며 최근에는 ‘장누수증후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장누수증후군은 소장 점막에 미세한 균열이 생겨 독소와 세균, 미소화 음식물이 혈관으로 유입되는 현상이다. 장 점막은 원래 촘촘한 구조로 영양소는 통과시키고 유해 물질은 막아내는데, 초가공 식품 속 유화제·첨가물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장 점막 결합이 약해진다. 이로 인해 염증 반응이 발생하고 인슐린 기능 저하해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설다빈 영양사에 따르면 ▲변비 및 설사 증상 반복 ▲소화 어려움·복부팽만 ▲만성피로 ▲우울감·정서불안 ▲잦은 피부트러블 ▲브레인포그 ▲잦은 부기·근육통 중 3개 이상 해당하면 장누수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초가공식품 줄이고 발효식품 챙겨야 
장 건강을 회복하려면 가장 먼저 식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설다빈 영양사는 “이제는 우리가 습관처럼 먹었던 가공식품을 줄이고 우리 장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는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떨어뜨리고 유해균 비율을 높일 위험이 크다. 반대로 채소, 통곡물, 콩류 같은 식이섬유는 유익균의 먹이가 된다. 고춧가루 없이 담근 물김치, 요구르트, 된장, 낫토 같은 발효식품도 장내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장 점막은 빠르게 재생되는 조직이라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필요하다. 달걀, 생선, 살코기, 두부 등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설 영양사는 “장 건강을 회복할 때 장 점막을 개선하는 글리신과 콜라겐이 풍부한 뼈 국물이나, 콜린이 들어 있는 달걀노른자를 먹으며 좋다”며 “장이 심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현미나 채소 등이 오히려 장을 더 불편하게 만들 수 있어서 발효가 필요 없고 양질의 영양소가 들어 있는 고기 위주의 식사를 하면 좋다”고 했다.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는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리고 식욕 조절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장운동이 불규칙해지고 폭식이나 야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설 영양사는 “다른 걸 완벽하게 해도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를 못 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며 “회복된 장을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라고 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