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 두렵다고 미루지 말아야… 작게 절개해 안전하게 치료"

입력 2026.05.13 07:31

[전문병원 명의] 최일헌 강북연세병원장

최소 침습 '척추 내시경 수술'
조직 손상 최소화, 병변 정밀 제거
통증 줄이고 일상 복귀 앞당겨

"환자 상태 따라 맞춤 치료
증상 있다면 조기에 병원 찾아야"

최일헌 원장은 “척추 치료는 더 이상 막연한 두려움으로 미룰 문제가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판단하고 치료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강원도 동해시에 거주하는 71세 남성 A씨는 심한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뤄왔다. 그 사이 통증은 계속 악화됐고, 결국 제대로 걷지도 못해 누운 상태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디스크 파열로 신경이 심하게 압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응급으로 척추 내시경 수술을 받은 A씨는 수술 당일 밤부터 통증이 크게 줄었다. 다음 날 바로 보행이 가능해졌으며, 수술 이틀 만에 퇴원해 자택으로 돌아갔다.

'척추 수술은 곧 장기 입원'이라는 것도 이제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A씨처럼 수술 후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척추 수술이 절개 범위를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발전한 결과다. 강북연세병원 최일헌 병원장은 "척추 치료는 더 이상 막연한 두려움으로 미룰 문제가 아니다"며 "적절한 시기에 수술 여부를 판단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 수술, '대공사'에서 '정밀 치료'로 전환

수술에 대한 공포와 긴 회복 기간에 대한 부담은 척추 질환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젊은 환자들은 일상 복귀 지연을 우려하고, 고령 환자들은 수술 후 상태 악화를 걱정해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손상이 일정 수준 이상 심해지면 수술을 하더라도 회복이 제한될 위험이 있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척추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주사 등 보존치료부터 수술까지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초기 디스크나 경미한 협착증은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그 중 환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대표적 방법이 '척추 내시경 수술'이다. 최 원장은 "과거 절개 수술이 벽을 허물고 집을 새로 짓는 방식이었다면, 내시경 수술은 문제 부위만 정확히 찾아 치료하는 정밀 수리 방식이다"고 했다.

최소 침습 내시경 수술, 빠른 회복 가능

척추 내시경 수술은 디스크나 협착증으로 인한 신경 압박 원인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근본 치료로,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기구를 삽입해 병변만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가장 큰 특징은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회복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점이다. 전통적 절개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회복까지 약 6주가 소요되며 입원 기간도 길었지만, 내시경 수술은 수술 후 6시간 정도 안정을 취한 뒤 보행이 가능하며 일반적으로 2일 내 퇴원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금요일 수술 후 월요일 출근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최일헌 원장은 "손상 범위는 작지만 병의 원인을 확실히 제거하는 수술"이라며 "최대 40배 확대된 시야를 통해 육안보다 훨씬 정밀하게 병변을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모든 척추 질환 환자에게 내시경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디스크나 협착증처럼 특정 부위의 문제에는 효과적이지만, 척추 구조 자체가 심하게 변형됐거나 불안정성이 큰 경우에는 구조적인 재건을 위해 절개 수술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최 원장은 "치료의 핵심은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형 접근이다"고 말했다.

"숙련도, 수술 성패 갈라… 맞춤형 접근 필요"

대부분 수술이 그렇듯, 내시경 수술 역시 의료진의 숙련도가 수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작은 구멍을 통해 2차원 화면을 보며 1~2㎜ 단위로 기구를 조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의 경험에 따라 신경 손상 여부와 병변 제거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지난 10년간 5000례 이상 척추 내시경 수술을 집도해 온 최일헌 원장은 "해부학적 변이, 신경 위치 이상 등 돌발 상황에 대응하려면 충분한 임상 경험이 필수적"이라며 "주치의의 경험과 숙련도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위해서는 최적의 수술 환경도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무균 수술실과 철저한 감염 관리, 마취과 전문의 상주 여부 등은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의 경우, 대학병원 수준의 환자 안전·의료 질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최일헌 원장은 "척추 치료는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것을 넘어, 평범한 일상을 재건하는 과정"이라며 "제때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수술, 비수술 등 현재 상태에 가장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척추가 보내는 '경고' 신호]

척추 질환은 단순 통증을 넘어 보행 장애나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인접 근육, 신경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주변 부위의 이상 증세를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척추 질환 증상은 ▲다리로 내려가는 저림(방사통) ▲걷기 어려울 정도의 종아리 통증 ▲발목이나 발가락 근력 저하 ▲감각 이상 ▲배뇨·배변 장애 등이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척추 질환이 원인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의료진을 통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검사 지연으로 치료가 늦으면 수술을 받아도 효과·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최일헌 원장은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적정 치료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며 "조금이라도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전문가와 함께 적합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