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운동으로 승화… ‘레이지 워크아웃’ 아세요?

입력 2026.05.09 18:01

[해외토픽]

레이지 워크아웃 하는 사람들
해외에서는 ‘레이지 워크아웃’이 새로운 피트니스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사진=뉴욕포스트
너무 화가 나서 밖으로 나가 무작정 달리고 싶다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본 적 있다. 실제로 분노는 격렬한 운동을 위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이를 활용한 ‘레이지 워크아웃(Rage Workout·분노 운동)’이 새로운 피트니스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이 운동이 정신 건강 관리와 근력 강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격렬한 운동으로 스트레스 해소”
지난 5일(현지시각) 외신 뉴욕포스트(New York Post)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는 분노와 스트레스를 격렬한 운동으로 표출하는 레이지 워크아웃 프로그램이 확산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춰 샌드백을 치거나 타이어를 망치로 내려치는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한다.

미국 테네시주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영하는 수업은 매번 예약이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수강생 패트리샤 패든은 “수업이 끝나면 항상 마음이 가벼워져 있다”며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물건을 두드리고 주먹을 치다 보면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해당 수업에는 메디신볼, 배틀로프, 샌드백, 타이어는 물론 슬레지해머(대형 망치)까지 사용된다. 수업은 강한 타격과 스윙 동작을 중심으로 어깨·코어·등 근육을 단련하며,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 효과도 함께 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운동이 실제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격렬한 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기분 조절과 관련된 세로토닌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긴장 완화와 기분 개선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운동과 함께 소리를 지르거나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한 참가자는 “실직과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큰 도움이 됐다”며 “운동과 함께 감정을 몸 밖으로 쏟아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에르네스토 리라 데 라 로사 박사는 이러한 방식이 감정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체 운동을 통해 분노나 좌절감을 해소하는 것은 감정적 스트레스 완화와 통제감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억눌린 감정을 운동에 접목하는 과정 자체가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지 워크아웃 하는 사람
격렬한 운동이 감정을 다루는 유일한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사진=뉴욕포스트
◇몸에 무리 안 가게 다른 해소법 병행을
다만 격렬한 운동이 감정을 다루는 유일한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리라 박사는 “과격한 방법만으로 감정을 해결하려 한다면 감정을 회피하거나 무뎌지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나치게 강도 높은 운동은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화가 난 상태에서는 통증 인지가 둔해져 자신의 신체 한계를 넘어 무리하게 운동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노를 건강하게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극단적으로 격한 운동만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기분에 맞는 음악을 들으며 운동 강도를 조절하거나, 가벼운 러닝·근력운동 등으로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숫자를 거꾸로 세어보는 것처럼 인지 작업에 집중하는 방법도 감정 조절에 효과적일 수 있다. 또 화를 유발한 장소를 잠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진정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분노가 반복적으로 폭발하거나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치료나 인지행동치료 등을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