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기닌’ 먹었더니, 치매 생쥐 인지 기능 다시 살아났다

입력 2026.05.10 16:02
아미노산
연구팀은 아르기닌이 단백질이 올바른 구조를 유지하도록 돕는 화학적 샤페론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저렴하고 안전한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르기닌이 뇌 속 독성 단백질 축적을 줄이고 뇌 염증을 완화해 인지 기능을 개선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 킨다이 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나가이 요시타카 교수와 후지이 가나코 대학원생, 라이프사이언스 연구소 다케우치 도시히데 부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국제신경화학(Neurochemistry International)'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최근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들이 등장했으나 가격이 비싸고 면역 관련 부작용 위험이 있어 더 안전하고 경제적인 치료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천연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이 단백질이 올바른 구조를 유지하도록 돕는 화학적 샤페론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험실 분석 결과, 아르기닌은 특히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42 응집체 형성을 농도에 비례해 차단했다.

이어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모델 초파리와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아르기닌을 경구 투여한 결과, 두 모델 모두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줄어들고 유해한 영향이 완화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생쥐 모델에서는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가 낮아졌으며 행동 테스트에서도 대조군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또 아르기닌은 뇌 염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 유전자 활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보였다. 이는 아르기닌이 단순히 단백질 응집을 막는 것을 넘어 뇌세포를 광범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나가이 교수는 "아르기닌은 이미 임상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돼 있고 비용도 저렴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재창출하기에 매우 유망한 후보"라며 "단백질 응집으로 발생하는 다른 퇴행성 신경 질환에도 새로운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사용된 아르기닌의 용량과 투여 방식은 연구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므로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보충제 섭취와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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