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냉동 고환 조직 이식’ 성공… 정자 생성 가능

입력 2026.05.06 17:30

[해외토픽]

정자
불임으로 여겨졌던 남성이 세계 최초로 ‘냉동 고환 조직 이식’ 시술을 통해 다시 정자를 생산하게 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불임으로 여겨졌던 남성이 세계 최초로 ‘냉동 고환 조직 이식’ 시술을 통해 다시 정자를 생산하게 됐다.

지난 5일(현지시각) 외신 더 선(The Sun)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연구팀은 사춘기 이전 냉동 보관한 고환 조직을 성인이 된 환자에게 재이식해 정자 생산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냉동 보존된 사춘기 전 조직을 활용해 성인에서 정자 생성을 복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대상인 27세 남성은 어린 시절 겸상 적혈구 증후군(SCD)을 앓아 고용량 화학요법과 골수 이식을 받았다. 당시 11세였던 그는 정자 보관이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향후 가임력 보존을 위해 고환 조직 일부를 절제해 냉동 보관했다.

이후 환자는 사춘기를 거치며 예상대로 정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불임 상태가 됐다. 2022년 배우자와 가정을 꾸리게 된 그는 과거 보관했던 조직의 재이식을 요청했고, 연구팀은 남아 있는 고환과 음낭 피부 아래에 조직 조각을 이식했다. 그 결과 1년 뒤 성숙한 정자가 생성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엘렌 구센스 교수는 “더 많은 사람이 친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미 조직 은행에 조직을 보관 중인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춘기 이전 소년들은 항암 치료 전 정자 보관이 불가능해 완치 이후에도 불임 위험을 안고 살아야 했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조직 냉동 보관의 실효성이 확인됐다.

다만 아직 한계가 있다. 이식된 조직은 정관과 직접 연결돼 있지 않아 정자가 자연적으로 배출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임신을 위해서는 체외수정(IVF)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생성된 정자가 형태적으로는 정상으로 확인됐지만, 실제 수정 능력과 건강한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환자는 향후 추가 정자 채취를 위한 2차 이식 여부 또는 체외수정 시도 시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겸상 적혈구 증후군은 적혈구의 유전병으로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생겨 증상이 생기는 유전 질환이다. 이러한 형태의 적혈구는 미세한 혈관을 막아 혈류를 방해하고, 이를 통해 통증과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만성 빈혈이나 황달, 장기 기능 저하 등 주로 혈액과 관련된 질환이 나타난다. 현재로서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사실상 유일한 완치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카스게비’ 치료법이 FDA 승인을 받아 도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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