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주사 맞아도 통증 계속되면? '연골판 파열' 의심을"

입력 2026.05.07 07:01

베스트 클리닉_연세천용민정형외과의원

무릎 연골판, 체중 분산하고 충격 흡수
다양한 원인에 의해 외상성·퇴행성 파열
내측 후방 부착부 손상, 관절염으로 직결

연골판 본래 자리로 되돌려놓는 '봉합술'
무릎 뼈에 단단히 고정… 성공률 70~80%
"적극적 치료가 관절 보존하는 최선책"

신주철 원장은 “연골판 파열은 주사 치료로 통증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각한 파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MRI 등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주부 A씨(55)는 1년 전 무릎 안쪽에서 '툭' 하는 소리와 함께 통증을 느꼈지만, 동네 의원에서 주사와 물리치료를 받으며 버텼다. 주사를 맞으면 금세 통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주사조차 듣지 않을 만큼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A씨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연골판 파열을 방치한 탓에 관절 연골이 완전히 마모되고 이미 관절염 말기에 접어든 것이었다. 제때 발견했다면 봉합술로 연골판을 살릴 수 있었지만, 통증만 가라앉히는 치료에 의존하다 결국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이처럼 연골판 파열을 단순한 퇴행성 통증으로 여기고 주사 치료만 반복하다가, 결국 인공관절 수술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연세천용민정형외과의원 신주철 원장은 "연골판 파열 중에서도 내측 후방 부착부 파열은 비교적 젊은 사람이라도 1~2년만에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라며 "주사로 통증만 줄이다 보면 봉합이 가능한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용민 대표원장(오른쪽)과 신주철 원장. /연세천용민정형외과의원 제공
'충격 흡수 장치' 연골판, 파열 時 관절 마모

연골판은 무릎 관절에서 체중을 분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물이다. 무릎 내측과 외측에 하나씩 2개가 있는데 반달(반월)처럼 생겨 '반월상연골'이라 부른다. 이 조직이 파열되면 뼈와 뼈 사이의 완충 기능이 무너지면서 관절 연골이 마모된다.

연골판 파열은 원인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퇴행성 파열과 외상성 파열이다. 퇴행성 파열은 말 그대로 오랜 사용으로 닳아버린 연골판이 파열되는 걸 뜻한다. 외상성 파열은 외부의 충격으로 연골이 파열되는 것이다.

신주철 원장은 "젊은 사람에게 흔한 외상성 파열은 스키, 축구, 농구 등 회전력이 강한 운동을 하다가 무릎 뼈 사이에 끼인 연골판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대로 퇴행성 파열은 앉았다 일어나는 등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방치하면 1~2년 내 관절염 발병하기도…

특히 주의해야 할 부위는 '내측 연골판 후방 부착부'다. 이곳은 연골판이 무릎 뼈에 단단히 고정되도록 뿌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연골판 파열은 찢어진 형태에 따라서도 종파열, 횡파열, 수평파열, 뿌리파열 등으로 나뉘는데, 부착부 파열은 뿌리파열에 속한다. 해당 부위가 파열되면 고정돼 있던 연골판이 바깥으로 밀려나면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하지 못하게 된다. 연골판이 없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관절 연골이 무릎 뼈와 직접 맞닿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곧바로 관절 연골 손상으로 이어진다. 실제 보존적 치료만 받은 부착부 파열 환자들을 추적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5년 내에 50% 이상 환자가 관절염 3기 이상으로 진행·악화됐다.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한 환자들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70~80%에서 과거 후방 부착부 파열이 동반돼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부착부 파열이 관절염 진행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신 원장은 "부착부 파열은 오랜 좌식 생활과 노화로 약해진 연골판이 작은 충격에 견디지 못하고 떨어지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연골판이 사실상 없는 상태와 비슷해지기 때문에 관절염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증상 계속된다면 '주사 과의존' 금물

문제는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가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 주사 등 일시적인 통증 완화 치료에만 의존한다는 것이다. 물론 퇴행성 변화로 인한 파열이나 크기가 작은 종파열 등 비교적 안정적인 형태의 파열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부착부 파열처럼 위험한 형태의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부착부 파열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무릎 뒤쪽, 즉 오금 부위에서 '뚝' 하는 파열음과 함께 갑작스러운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때 일시적으로 걷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나타나거나, 며칠간 무릎이 붓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관절 안에 물이 차 병원에서 제거하는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부착부 파열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기계적 증상'도 중요한 단서다. 무릎을 굽혔다 펼 때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걷다가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이 반복되면 연골판 파열 가능성이 크다. 무릎이 잠겨 움직이지 않는 현상 역시 대표적인 증상이다.

신 원장은 "보존적 치료와 휴식·재활로 증상이 호전된다면 원인은 비교적 안정적인 형태의 파열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그러나 기계적 증상이 계속된다면 부착부가 파열됐거나 파열된 연골판 조각이 관절 내에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연골판을 확인할 수 있는 MRI 촬영이 권고된다"라고 말했다.

'봉합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부착부 파열은 적극적인 봉합술이 필요하다. 봉합술은 관절경을 이용해 끊어진 뿌리를 뼈에 단단히 고정하는 수술이다. 뼈에 작은 터널을 뚫어 실로 떨어진 연골판을 끌어당긴 뒤, 본래 부착 부위에 단단히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행한다. 수술 성공률은 80% 정도며, 연골판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통한다.

다만, 모두가 봉합술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연골판이 심하게 밀려나 있거나, 관절 연골 마모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 무리한 복원보다는 통증 조절에 집중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신 원장은 "연골판 봉합술은 결국 관절 연골을 살리기 위한 조치인데, 이미 관절염 3~4기라면 봉합을 해도 곧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연골판 파열은 발견이 늦어질수록 조직 상태가 악화돼 봉합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무릎 바깥쪽 통증, '연골판 기형'이 원인?

무릎 통증은 관절염이나 내측 연골판 파열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무릎 바깥쪽에서 통증이 발생한다면 한국인이 많이 앓는 연골판 기형이 원인일 수 있다. '원반형 외측 반월상연골'이 바로 그것이다. 정상 반월상연골이 '반달' 모양이라면, 원반형 외측 반월상연골은 연골판 중앙부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둥근 원 형태를 띠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질환은 서구보다 동양인에서 더 흔하다. 연구에 따르면 서구에서는 약 0.4~5% 수준이지만, 한국·일본 등 아시아에서는 10% 이상까지 보고된다. 실제 국내 MRI 기반 연구에서는 무릎 통증 환자 중 약 9.5%에서 원반형 외측 반월상연골이 확인됐고, 일부 연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최대 17%까지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원판 모양의 연골판도 충격을 분산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별다른 증상 없이 평생을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원래 없어야 할 공간에 연골판 조직이 있다 보니 주변 뼈에 의해 쉽게 파열된다는 게 문제다. 관절 속에서 밀려다녀 불안정성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내측 반월상연골 후방 부착부 파열'처럼 무릎 바깥쪽 통증과 함께 '뚝' 하는 소리, 걸리는 느낌, 관절 운동 제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을 단순 염좌로 넘기면 파열 범위가 커질 수 있다.

연세천용민정형외과의원 신주철 원장은 "원반형 외측 반월상연골은 구조적으로 찢어지기 쉽고,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누적돼 파열되는 경우 또한 많다"며 "초기에 MRI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면 봉합이나 보존적 치료로도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