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태어난 쌍둥이, 아버지가 달랐다… 대체 무슨 일?

입력 2026.05.06 05:00

[해외토픽]

미셸 오스본, 라비니아 오스본 사진
영국에서 이란성 쌍둥이 자매가 서로 다른 친부를 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미셸 오스본, 라비니아 오스본. /BBC 캡처
최근 같은 날 태어난 영국 쌍둥이 자매가 서로 다른 친부를 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미셸 오스본(49)과 라비니아 오스본(49) 자매는 1976년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다. 하지만 미셸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가 아버지라고 말한 남성 ‘제임스’가 정말 자신의 친아버지인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제임스가 자신과 전혀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셸은 2022년 9월 DNA 검사를 통해 라비니아와 자신의 친부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성 쌍둥이라면 일반적인 형제자매처럼 DNA의 50%를 공유해야 하는데, 미셸과 라비니아의 공유 비율은 25%에 그쳤다. 이후 미셸은 DNA 검사 결과와 가족 관계 조사를 통해 자신의 친아버지가 제임스가 아닌 ‘알렉스’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라비니아도 런던에 사는 친아버지 ‘아서’를 만났다. 이들은 추가 DNA 검사를 통해 친자 관계를 확인했다. 

이처럼 이란성 쌍둥이가 서로 다른 아버지를 둔 사례를 ‘이부수정(heteropaternal superfecundation)’이라고 한다. ‘이부’는 ‘아버지가 다름’을, ‘수정’은 한 생리 주기에 두 개의 난자가 수정되는 현상을 말한다. 같은 생리 주기에 두 개 이상의 난자가 배란되고 짧은 기간에 서로 다른 남성과 두 차례 이상 성관계를 맺을 경우, 각 난자가 서로 다른 남성의 정자에 의해 수정될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콜롬비아에서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한 여성이 콜롬비아 국립대 유전학 연구소에 DNA 검사를 요청했는데, 친부로 추정되는 남성의 DNA가 쌍둥이 중 한 명과 일치한 것이다. 연구소장 윌리엄 우사켄 교수는 “연구소를 26년 동안 운영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두 번째 수정이 난자의 생존 기간인 24~36시간 이내에 이뤄지면 이부수정이 일어날 수는 있다”고 했다.

다만 이부수정이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려면 다중 배란, 짧은 시간 내 두 번의 성관계, 두 난자의 성공적 수정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발생해야 한다. 또, 이 현상은 아버지에 대한 친자 확인 절차를 거칠 때만 발견할 수 있어 정확한 발생 빈도를 알기는 어렵다. 1992년 미국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친자 확인 소송이 제기된 이란성 쌍둥이 중 약 2.4%에서 이부수정 가능성이 확인됐다. 전 세계에서 문서화된 사례는 20건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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