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진 ‘빅3’… 의료수익 ‘연 8조 시대’

입력 2026.04.29 17:11
그래픽=김민선
수도권 ‘빅5’ 병원이 지난 5년간 환자 진료로 벌어들인 총수익이 38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7조~8조 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며 화려한 외형 성장을 이룬 것이다. 병원마다 비용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남긴 이익은 편차가 컸다. 29일 본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공시를 바탕으로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 최근 5년간(2020~2024년) 손익계산서를 분석했다.

◇덩치 키우는 상급종합병원… 진료 매출 ‘우상향’
빅5 병원은 ‘의료수익’ 규모에서 우상향을 그리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의료수익은 의료비용을 차감하기 전 병원이 순수하게 진료를 통해 벌어들인 총매출을 의미한다. 사실상 병원 체급을 보여주는 매출 성적표다.

5년 누적 의료수익 1위는 서울아산병원으로 총 10조6400억 원을 기록했다. 연도별 수익은 2020년 1조7885억 원에서 2021년 2조1737억 원으로 올라선 뒤 2024년 2조34억 원으로 소폭 내려앉았으나, 빅5 중 유일하게 연간 2조 원대 수준을 유지하며 압도적인 체급을 자랑했다. 이어 세브란스병원이 5년간 총 8조2662억 원 의료수익을 올리며 2위를 기록했다. 연도별 수익은 2020년 1조5014억 원에서 2023년 1조8287억 원까지 우상향했으나 2024년 1조6274억 원으로 꺾였다. 삼성서울병원은 5년 누적 8조1465억 원으로 3위다. 2020년 1조4362억 원에서 2023년 1조7716억 원까지 증가했던 수익은 2024년 1조6216억 원으로 감소했다.

서울대병원은 5년 누적 6조3093억 원으로 4위에 올랐다. 2020년 1조1248억 원 수준이던 의료수익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3년 1조4036억 원까지 올라섰으나 2024년 1조1720억 원으로 하락했다. 5조338억 원으로 5위를 기록한 서울성모병원은 2020년 8623억 원에서 2023년 1조1140억 원으로 수익 규모를 키워오다 2024년 1조219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서울아산·세브란스 5년 의료이익 컸지만, 규모 급격히 위축 중
병원이 순수하게 손에 쥔 ‘의료이익’ 성적표는 양상이 달랐다. 의료이익은 병원 본업인 진료 성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인건비·약제비·재료비 등 진료에 직접 투입된 ‘의료비용’을 차감해 산출한다. 분석 결과, 지난 5년간 누적 의료이익 흑자를 기록한 곳은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이다. 서울아산병원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기록한 흑자를 바탕으로 총 3417억 원 누적 이익을 기록하며 가장 견고한 수익 구조를 보였다. 이어 세브란스병원이 누적 898억 원 이익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세브란스병원은 2024년 882억 원 손실을 기록했으나 2023년까지 유지한 흑자 기조로 이를 메웠다.

다만 두 병원의 연도별 실적을 뜯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2024년 의정 갈등 사태 영향으로 모든 병원이 나란히 대규모 적자를 봤던 시기를 제외하면 서울아산병원은 2022년 1690억 원으로 정점이었던 의료이익이 2023년 759억 원으로 반토막 난 뒤 2024년에는 56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기간 중 지급된 재난지원금 및 손실보상금이 의료이익에 집계되면서 높았던 부분이 있다”며 실질적인 이익 감소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브란스병원은 2021년 724억 원, 2022년 681억 원 수준이던 이익 규모가 2023년 102억 원으로 급락한 뒤 대규모 적자로 전환되며 수익성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서울성모, “장비 교체 등 영향… 안정적 상태”
반면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적었다. 특히 서울성모병원 측은 적자를 보인 시점이 외부 요인과 투자가 있던 시기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손실 약 98%는 코로나19 팬데믹(-257억 원)과 의정 갈등(-564억 원)이라는 전례 없는 두 번의 외부 충격에 집중돼 있다”며 “이 시기를 제외한 나머지 3개년은 사실상 수지 균형 상태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적자가 발생한 시기도 경영 부진이 아닌 고가 의료장비 교체 주기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이례적으로 급증하며 발생한 장부상 수치”라며 “현재 병원은 장단기 차입금이 전혀 없는 ‘완전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을 만큼 기초체력은 매우 견고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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