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식 생활 직장인, 하루 ‘이만큼’만 걸어도 사망 위험 뚝

입력 2026.04.28 12:50
앉아서 다리를 꼬고 있는 여자
하루 9000~10000보를 걸었을 때 사망 위험은 39%,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21%까지 낮아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몸에 독이 된다면 걷기는 이를 중화하는 해독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하루 4000~4500보 수준에서 좌식 생활로 인한 건강 위험의 절반가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시드니대 찰스 퍼킨스 센터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 7만2174명을 대상으로 약 7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브리티시 저널 오브 스포츠 메디슨(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주관적인 설문에 의존하는 대신 손목 착용형 가속도계를 활용해 참가자들의 실제 보행 수와 앉아 있는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했다.

조사 결과 하루 10.5시간 이상 앉아 지내는 고강도 좌식 생활자라도 보행량이 늘어남에 따라 사망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이 일정하게 감소했다. 건강 이점이 가장 극대화되는 구간은 하루 9000~10000보 사이로 이만큼을 걸었을 때 사망 위험은 39%,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21%까지 낮아졌다.

이번 연구는 신체 활동 효율이 가장 높은 구간을 특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분석 결과 전체 위험 감소 효과 약 50%는 하루 4000~4500보 수준에서 이미 나타났다. 이는 1만 보 달성이 어려운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들에게도 일상 속 걷기가 실질적인 건강 방어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흡연 및 음주 습관, 식단, 가족력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혼란 변수를 보정해 데이터 객관성을 확보했다. 또한 역인과관계를 배제하기 위해 연구 시작 후 2년 이내에 질환이 발생한 사례나 저체중자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연구팀은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을 정당화하는 면죄부는 아니지만 업무 특성상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보행량 증진이 실질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행 수는 누구나 확인하기 쉬운 지표인 만큼 이번 데이터는 향후 웨어러블 기기 기반 신체 활동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데 핵심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본 연구가 관찰 연구이므로 보행과 건강 개선 사이 명확한 인과관계를 완벽히 증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보행 수 측정이 특정 시점에만 이뤄져 장기적인 생활 습관 변화를 모두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연구 제한점으로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