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아무 데나 토하는 사람… ‘이런 이유’ 있었다

입력 2026.05.02 20:07
남성이 토하는 모습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술만 마시면 습관처럼 구토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만취했다가도 구토를 하고 오면 술이 깬다거나, 구토를 해야 숙취가 사라진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들이다. 잦은 음주와 구토는 건강을 해칠 뿐이다.

◇몸에서 독성 물질 인식… 내보내려 구역질
사람의 몸은 체내에 들어온 독성 물질을 배출시켜 스스로를 보호한다. 술 마신 뒤 구토를 하는 것도 이 같은 작용에 따른 현상이다. 과음을 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를 배출하기 위해 뇌의 구토중추를 자극해 구역질을 하게 된다.

알코올이 위(胃)를 자극했을 때도 구토할 수 있다. 알코올로 인해 위와 십이지장 사이가 좁아지고 위 점막이 압박을 받으면 음식물이 위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압력에 의해 식도 쪽으로 역류한다.

평소 과음·폭음을 반복하면서 지속·반복적으로 음주 후 구토를 한다면 ‘알코올성 간경변’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간 조직에 염증이 생겨 간이 딱딱해진 것으로, 간이 손상되고 알코올 해독 능력이 떨어져 알코올이 분해될 때 독성 물질이 더 많이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음주 후 습관적으로 구토를 하게 된다. 손바닥이 붉어지거나 가슴에 거미줄 모양으로 혈관이 도드라져 보인다면 알코올성 간경변일 수 있다.

◇잦은 구토, 식도 자극… 천공·위염 발생 가능성도
과음은 그 자체로도 몸에 안 좋지만, 과음 후 구토를 하는 습관은 더욱 좋지 않다. 술을 마시고 반복적으로 구토를 하면 위산에 의해 식도가 손상될 위험이 있다. 식도를 타고 넘어오는 위산에는 소화효소가 섞여 있는데, 강한 산성을 가진 소화효소가 식도 점막을 자극할 수 있다.

잦은 구토는 위와 식도 사이 근육을 느슨하게 만들어, 역류성식도염이나 천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음식물을 토해내고 위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소화액이 계속 분비되면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위산이 치아 표면을 덮고 있는 에나멜질을 부식시킬 수 있으며, 드물게 구토 중 식도로 넘어간 이물질이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간 뒤 염증을 유발해 흡인성 폐렴을 유발하기도 한다.

음주 후 구토하지 않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적당히 마시는 거다. 의도치 않게 과음을 했다면 물, 과일 등을 섭취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알코올을 희석시킬 필요가 있다. 속이 안 좋을 때 억지로 토하는 것보다는 보리차, 매실차 등을 마셔 속을 풀어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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