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의사들 꼭 먹는 영양제는 ‘비타민’… 자녀에겐 뭐 챙겨주나 보니?

입력 2026.04.28 04:20

[의사의 사생활]

알약
가정의학과 전문의 5인에게 실제로 복용하는 영양제와 섭취 시 주의사항을 물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능별로 각종 영양제를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온라인 광고를 중심으로 여러 영양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어떤 영양제를 어떻게 먹어야 효과를 최대로 끌어낼 수 있을까. 가정의학과 전문의 5인에게 실제로 복용하는 영양제와 섭취 시 주의사항을 물었다.

◇비타민 B·C·D나 종합비타민 섭취 중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대체로 비타민류 영양제를 소량 복용하고 있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정태하 교수는 “비타민B군·C·D와 마그네슘 등 기본적인 대사에 필요한 영양소 위주로 단순하게 복용한다”며 “매일 식후에 꾸준히 복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 활동이 많고 식사가 일정하지 않은 생활환경을 고려했다”며 “비타민B군은 에너지 대사, 마그네슘은 대사와 신경근 안정 측면에서, 비타민 D는 실내 생활이 많은 환경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상황에 따라 셀레늄과 CoQ10를 추가하고 있었다. 그는 “피로도나 회복, 항산화 균형을 좀 더 신경 쓰고 싶을 때 선택적으로 고려한다”면서도 “셀레늄은 부족한 사람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충분한 상태에서 과하게 보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했다.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 역시 비타민D와 종합영양제를 섭취하고 있다. 그는 “비타민D는 피부 노화를 줄이기 위해 햇빛 노출을 피하고 있어 먹고, 하루 세 끼를 먹더라도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어 종합영양제로 보충한다”며 “영양소는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전체 대사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섭취방법에 대해서는 “용기에 기술돼 있는 대로 먹으면 된다”며 “별다른 설명이 없다면 종합영양제는 아침식사 후, 비타민D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어느 때든 식사 후에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동탄시티병원 가정의학과 안주혜 교수는 피로감이 누적되거나 컨디션이 떨어질 때 비타민B군과 비타민C가 포함된 종합비타민제를 일시적으로 복용한다. 그는 “영양제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왜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더 중요하다”며 “햇빛 노출, 식단 구성, 스트레스 수준, 수면 상태 등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먼저 점검한 뒤 부족 가능성이 높은 영양소를 선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필요할 경우에도 장기간 고정적으로 복용하기보다 일정 기간 보충 후 상태를 보며 조절하는 것이 권장된다.

지샘병원 조영규 일반검진센터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자취 생활 당시 영양제를 복용해 효과를 본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식사가 부실해지면서 눈밑 떨림 증상이 생겼는데 비타민제 센트룸을 먹은 뒤 3일 만에 증상이 사라졌다”며 “마그네슘 성분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비타민D와 칼슘을, 식사를 제대로 챙기기 어려운 노인이나 다이어트 중인 경우에는 종합비타민을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비타민B군 영양제인 비맥스를 선물받아 복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희진 교수는 영양제를 따로 복용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체력 소모가 큰 수험생과 대학생 자녀에게는 원료를 믿을 만한 고려은단 비타민C를 챙겨준다”며 “창고형 약국에서 푸르설티아민과 벤포티아민과 같은 활성형 비타민 제품 중 저렴하고 유통기한이 넉넉한 것을 선택한다”고 했다. 이어 “자녀 시험기간에는 연세 멀티비타민 이뮨샷을 주문해서 먹인다”며 “영양제는 조성 함량에 특허를 걸 수 없어 성분이 유사하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영양소로 ‘비타민D’ 꼽아
박현아 교수는 “대부분의 의사가 동의할 것 같은데 1순위는 비타민 D”라며 “대부분의 영양소는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섭취할 수 있지만, 비타민 D는 등푸른생선이나 햇빛에 말린 버섯류 정도로 음식 공급원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를 매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운 만큼 음식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타민D는 햇볕을 쬐면 피부의 콜레스테롤이 비타민D로 전환돼 체내에서 합성되지만, 자외선 노출은 광노화나 피부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는 어렵다. 박 교수는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영양제로 섭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희진 교수 역시 “비타민D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영양소로, 뼈 건강에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했다. 특히 기상청 기상기술정책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처럼 북위 35도 이상 지역에서는 겨울철(10~3월) 비타민D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외선이 지표에 거의 도달하지 못한다. 그는 “아무리 칼슘을 많이 섭취해도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에 제대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우유, 두유, 치즈, 계란 등 식품으로 보충할 수 있지만 이를 꾸준히 챙겨먹기는 쉽지 않다. 필요 시 혈액검사를 통해 체내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하고 보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권장된다. 대한골다공증학회는 혈중 비타민D 농도를 기준으로 10ng/mL 미만은 결핍, 11~20ng/mL는 부족, 30ng/mL 이상을 충분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영양제보다 식사가 먼저… 상태 맞춰 선택해야
의사들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불규칙한 식사와 실내 생활 등으로 미량영양소가 부족해질 수 있어, 식사를 기본으로 하되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흡연이나 잦은 음주가 있는 경우 영양 불균형과 산화스트레스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정태하 교수는 “영양제를 누구나 무조건 먹어야 하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영양제를 많이 먹기보다 필요한 것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과일과 채소 섭취가 적거나 식사가 불규칙하면 비타민C를, 실내 생활이 많으면 비타민D를, 피로가 잦다면 비타민B군이나 마그네슘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안주혜 교수 역시 “피로가 누적되거나 활동량이 많을 때, 감기 등 급성 질환 이후나 숙취로 컨디션이 떨어진 경우에는 비타민B군과 C 보충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영양제 섭취 시 주의할 점
①종합비타민·유산균·밀크시슬 과의존
정태하 교수는 종합비타민, 고용량 항산화제, 유산균, 밀크시슬 등을 만능처럼 여기는 습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종합비타민은 식사가 매우 불균형한 경우에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고용량을 지속적으로 복용한다고 해서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유산균 역시 특정 균주가 일부 상황에서 도움될 수는 있지만, 건강한 성인 전체에 일괄적으로 권장할 만큼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정 교수는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무조건 추가하기보다 식이섬유 섭취, 수면, 스트레스, 식습관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소화기학회 가이드라인도 대부분의 소화기 질환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널리 권고할 만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밀크시슬 역시 보조적 역할에 그칠 뿐이다. 그는 “실리마린은 항산화나 간세포 보호 기전이 많이 언급되지만, 알코올 관련 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근거는 일관되지 않았고, 대표적인 Cochrane 리뷰에서도 임상적 이득은 제한적으로 평가됐다”며 “음주가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밀크시슬이 아니라 절주, 금주, 체중 관리, 간수치와 지방간 평가”라고 했다.

②생즙·엑기스 주의
조영규 센터장은 일반인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으로 ‘즙 형태 제품’을 꼽았다. 그는 “생즙이나 엑기스는 자연물이라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농도로 섭취되면서 간수치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비타민제나 종합비타민을 한두 알 복용하는 것은 거의 부작용이 없다”며 “부작용은 대부분 엑기스 제재에서 발생하는 만큼 조심해서 안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③같은 성분 중복 복용과 약물 대체
박현아 교수는 항산화제를 여러 가지 겹쳐 먹는 습관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비타민C, 코엔자임큐텐, 글루타치온처럼 같은 기능의 영양제를 함께 복용해도 효과가 배로 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당뇨약을 먹으면서 혈당강하효과가 있는 영양제를 먹는 등 치료약과 유사한 기능의 영양제를 추가로 복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는 “혈당을 더 낮춰야 한다면 영양제를 추가하기보다 약을 조절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약을 거부하고 영양제로 대신하면 치료가 늦어져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했다.

④영양제 보관과 관리도 신경 써야
영양제는 보관과 관리도 중요하다. 안주혜 교수는 “오메가3와 같은 지방산 제품은 유통기한을 지키고 밀폐 상태를 유지하며, 빛과 열을 차단해 산패를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영양제는 개인 상태에 맞는 선택과 올바른 관리가 함께 이뤄질 때 보다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