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알코올 만들어내” 직장 잃고 음주운전 기소까지… 40대 男, 무슨 일?

입력 2026.04.23 23:40

[해외토픽]

마크 몬지아르도
술을 마시지 않아도 체내에서 알코올이 생성돼 취한 상태가 되는 희귀 질환을 앓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뉴욕 포스트
술을 마시지 않아도 체내에서 알코올이 생성돼 취한 상태가 되는 희귀 질환을 앓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외신 뉴욕포스트(New York Post)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마크 몬지아르도(43)는 2018년 술을 완전히 끊었음에도 일상생활에서 술에 취한 듯한 증상을 반복적으로 겪었다. 그는 평소 술을 즐기지 않았지만 학업 시절부터 음주 관련 문제로 주변의 오해를 받아왔다. 몬지아르도는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내게 술 냄새가 난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특히 탄수화물이나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한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일하던 그는 증상이 악화되면서 결국 직장을 잃었고, 6개월 사이 두 차례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원인을 찾기 위해 가족과 함께 여러 병원을 전전한 끝에 그는 버지니아주 리치몬드대학 의료센터에서 위장병 전문의를 만나 검사를 받았고, ‘자동양조증후군(Auto-brewery Syndrome, ABS)’ 진단을 받았다.

자동양조증후군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체내에서 알코올이 생성돼 취한 상태가 되는 희귀 질환이다. 1940년대 처음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00건 미만의 사례만 보고됐다. 장내 효모가 과도하게 증식한 상태에서 탄수화물이나 당분을 섭취하면 발효 과정이 일어나 알코올이 생성되는 것이 원인이다. 이 질환은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아, 칸디다 알비칸스, 폐렴막대균 등의 미생물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병, 간 질환, 염증성 장 질환, 장 운동 이상 등이 있는 경우 위험이 크고, 항생제 사용으로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질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장내에서 생성된 알코올로 인해 환자들은 실제 음주 상태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상승하면서 어지럼증, 구토, 방향감각 상실, 말이 느려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졸음이나 의식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자가양조증후군의 치료는 항진균제 복용과 저탄수화물 식단,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적절한 치료와 식단 관리로 증상 개선이 가능하지만, 생활 습관이 흐트러질 경우 재발할 수 있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몬지아르도는 현재 어떤 음식이 증상을 유발하는지 파악하고 개인 맞춤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 탄수화물과 당분, 알코올을 제한하고 육류·채소·과일·견과류 위주의 식사를 하는 등 식단을 엄격히 관리한다. 또 여러 개의 음주 측정기를 휴대해 운전 전 혈중 알코올 농도를 확인하는 등 일상에서도 지속적으로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