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고르면 실패 없다… 40년 경력 과일 전문가, 비법 공개

입력 2026.04.23 08:20

[베테랑 인사이트]

과일 고르는 이미지
과일은 겉모습만으로 맛을 가늠하기 어려워 기준 없이 고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색과 단단함 정도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열심히 고른 과일이 기대와 다르게 밍밍하거나 덜 익어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 과일은 겉모습만으로 맛을 가늠하기 어려워 기준 없이 고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매일 수십 상자씩 과일을 만지는 상인들은 어떤 기준으로 과일을 고를까.

직접 답을 듣기 위해 지난 10일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40여 년간 과일을 판매해 온 ‘황해상회’ 김정남 사장은 “대부분은 색이 선명하고 단단한 게 맛있다”며 “다만 대저 토마토만은 예외”라고 말했다. 김 사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과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요즘 어떤 과일이 맛있나? 
김정남 사장은 요즘 먹기 좋은 과일로 산딸기, 참외, 대저(짭짤이) 토마토, 블루베리, 천혜향을 꼽았다. 제철 과일이 특히 맛있는 이유는 과육 생장에 필요한 햇빛과 온도, 수분 조건 등이 가장 잘 맞는 시기에 완숙되기 때문이다. 당도가 높고 식감과 향이 가장 뛰어난 상태로 유통된다. 또한 과일은 수확 이후에도 당과 유기산 비율이 변하면서 맛이 달라지는데, 제철에는 이 균형이 가장 이상적으로 맞는다.

비타민과 미네랄, 폴리페놀 등 영양 성분도 풍부하다. 충분히 익어 영양 성분이 축적되고, 햇빛을 충분히 받아 항산화 물질 합성이 활발해진다. 수확 직후 유통돼 신선도가 높고, 생산량이 늘어나 가격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비닐하우스 재배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일 출하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봄철에도 당도와 식감이 뛰어난 과일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언급된 과일들이 특히 맛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봄철 생육을 마친 산딸기는 향이 짙고 단맛이 강하다. 참외는 하우스 재배로 이른 시기부터 출하되며, 햇볕을 충분히 받아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 이 시기에 수확된 대저 토마토는 단맛과 짠맛의 균형이 뚜렷하다. 블루베리는 기온이 오르면서 당도가 점차 높아지고, 과육이 단단해진다. 천혜향은 충분히 숙성되면서 특유의 진한 향과 당도가 두드러진다.

특히 이 중에서도 참외는 지금 먹기 좋은 과일이다. 6~8월이 제철이라고 알려졌지만, 하우스 재배로 3월 말부터 출하가 시작돼 5월 초부터 여름까지 당도와 식감이 뛰어난 참외가 유통된다. 단단하고 아삭한 식감을 가지며, 수분 함량이 높아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C와 칼륨이 풍부해 피로를 해소하고,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는 효과가 있다.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이미지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은 서울 동북권 최대 규모의 청과물 도매시장으로, 신선한 제철 과일과 채소를 판매한다. ​/사진=최소라 기자
◇과일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과일을 고를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기준은 ‘색깔’과 ‘단단함’이다. 대저 토마토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과일이 색이 선명하고 또렷할수록 맛이 좋다. 과일이 충분히 익어 당과 색소, 향 등이 충분히 형성됐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과육이 단단한 것은 조직이 무너지지 않은 신선한 상태를 의미한다. 당과 산의 균형이 잘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색이 탁하거나 물러 있다면 저장 중 품질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과일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블루베리는 알이 클수록 과육 비율이 높아 당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김 사장은 “알이 크고 단단한 게 좋은 블루베리”라고 했다. 참외는 반대다. 그는 “참외는 작고 동글동글한 게 더 맛있다”며 “과실이 지나치게 크면 수분 함량이 많아져 단맛이 옅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는 과일도 있다. 바로 대저 토마토다. 김 사장은 “대저 토마토는 파랗고, 작고, 표면에 굴곡이 있는 게 맛있다”고 했다. 꼭지가 꽃처럼 살아 있는 것도 중요한 기준이다. 대저 토마토는 염분이 있는 토양에서 자라 당도와 염도가 동시에 높은 것이 특징인데, 완전히 붉게 익기 전 단계에서 특유의 ‘짭짤한 맛’이 가장 잘 살아난다. 붉게 익으면 수분이 많아지면서 맛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일, 맛있게 먹으려면? 
결국 과일 선택의 핵심은 단단함, 즉 과육의 ‘경도’다. 김 사장은 “과일은 단단한 게 기본”이라며 “물러 있으면 이미 맛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과일이 물러진 상태는 조직이 무너지면서 수분이 빠져나가고, 당과 산의 균형도 깨진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생물 증식 가능성도 높아 신선도가 떨어졌을 수 있다.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보관법도 중요하다. 대부분 과일은 구매 직후 바로 냉장 보관을 하기보다 실온에서 어느 정도 후숙한 뒤 냉장 보관을 하면 풍미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토마토는 냉장 보관을 하면 향이 줄어들 수 있어 완전히 익기 전까지는 실온에 두는 게 좋다. 블루베리처럼 수분이 많은 과일은 씻지 않은 상태로 냉장 보관하고, 먹기 직전에 세척하면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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