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서 캔 쑥과 냉이, 먹으면 안 되는 이유

입력 2026.04.21 16:01
쑥
봄나물은 공원이나 하천 주변처럼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는 어디서든 쉽게 발견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봄이 되면 쑥, 달래, 냉이, 두릅 등 향긋한 봄나물이 새순을 틔운다. 공원이나 하천 주변처럼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는 어디서든 쉽게 발견된다. 간혹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게 최고라 생각해 이렇게 발견한 나물을 캐 주방에 들고 가곤 하는데, 그냥 먹었다간 중금속에 중독될 수 있다.

◇공원에서 자란 봄나물, 납·카드뮴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5년 전국 지자체와 함께 시민들이 쉽게 채취할 수 있는 봄나물을 수거해 유해물질 검사를 실시했다. 도심 하천이나 도로변에서 채취한 377건과 야산·들에서 채취한 73건을 비교한 결과, 도심에서 자란 나물에서만 납과 카드뮴 같은 중금속이 확인됐다. 일부 시료는 농산물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수준이었다. 국제암연구소는 납을 발암 가능물질, 카드뮴을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납에 과다 노출되면 빈혈이나 신장, 생식기 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카드뮴은 호흡기와 소화기, 신장 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오염된 나물이 발견된 장소는 도로변과 공단 인근뿐 아니라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하천 변, 공원, 유원지까지 포함됐다. 서울시 조사에서도 한강 주변과 도로, 하천가에서 자란 쑥과 냉이에서 소량의 중금속이 검출된 바 있다.

◇세척이나 가열로는 중금속 제거 어려워
오염된 나물을 깨끗이 씻으면 안전해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중앙대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과거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토양에 존재하는 중금속이나 농약이 식물 뿌리를 통해 흡수된 경우 물로 씻어도 제거되지 않으며, 열에도 강해 끓여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황사나 미세먼지 등에 의해 잎이나 줄기 표면에 묻은 오염물질은 세척을 통해 일부 제거할 수 있다. 채소용 세제를 사용하면 표면의 기름 성분이나 지용성 농약 제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초를 이용한 세척은 미생물 제거에는 효과가 있지만, 화학물질을 없애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부 봄나물, 반드시 익혀 먹어야
봄나물은 종류에 따라 독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조리 방법도 중요하다. 달래, 돌나물, 씀바귀, 참나물, 취나물, 더덕 등은 생으로 먹을 수 있지만, 두릅이나 다래순, 원추리, 고사리, 쑥, 질경이 등은 고유의 독성 물질을 가지고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친 뒤 섭취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고사리나 고비는 소화기 장애를, 질경이는 배뇨 문제를, 원추리는 어지럼증을, 쑥은 황달이나 간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원추리는 성장할수록 콜히친이라는 독성 성분이 증가하므로 어린 순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당 성분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충분히 데친 뒤 찬물에 2시간 이상 담가두면 제거에 도움이 된다.

생으로 먹는 나물은 물에 잠시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잔류 농약이나 세균을 줄인 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관할 때는 뿌리에 묻은 흙을 털어낸 뒤 비닐이나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향과 영양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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