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F, 16조 수출 달성… "글로벌 신약 탄생에 화력 집중"

입력 2026.04.16 14:48
박영민 단장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이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사업단 1단계 성과와 2단계 추진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구교윤 기자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10년 사업의 반환점을 맞아 16조 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공개하고 글로벌 임상 비용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2단계 고도화 전략을 발표했다.

사업단은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출범 5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이오벤처 자금 부담을 더는 추가 보강 대책을 통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에 화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임상 지원 예산을 30% 증액하며 마중물을 부은 만큼 추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사업단은 1단계(2021~2025년) 사업을 통해 당초 정부와 약속한 목표치를 모든 지표에서 상회했다고 했다. 세부적으로는 ▲IND 승인 72건(1상 55건, 2상 13건, 3상 4건) ▲기술이전 50건 ▲희귀의약품 지정 15건 ▲신약 승인 3건 등 총 140건의 핵심 성과를 도출했다. 가장 괄목할 성과는 글로벌 기술이전으로 총 50건의 계약을 통해 누적 계약 규모 약 16조175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정액 기술료 목표 대비 230%를 달성한 수치다.

특히 엄격한 마일스톤 관리를 통해 특별평가 대상 과제 59개 중 가능성이 낮은 41개를 과감히 중단(중단율 약 70%)시켰다. 반면 성과가 우수한 13개 과제는 조기 완료했으며 5개 과제는 계속 지원하는 등 연구개발(R&D) 예산의 선택과 집중을 강화했다.

조 단위 대형 기술수출 사례로는 ▲리가켐바이오(2.2조 원) ▲아이엠바이오로직스(1.7조 원) ▲에이비온(1.8조 원, ADC 개발사) ▲에임드바이오(1.4조 원) 등이 꼽혔다. 특히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된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모두 획득하며 사업단 지원 과제 중 최초의 글로벌 허가 사례를 남겼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이어지는 2단계 전략의 핵심은 현장의 심각한 자금난 해소다. 사업단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신약 개발 비용은 지난 10년 사이 약 72% 폭증해 1건당 평균 약 22억2900만 달러(3조 28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국내 사업단의 지원 규모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순남 R&D 본부장은 "글로벌 임상 비용 인플레이션으로 자본력이 약한 바이오벤처가 임상 3상까지 완주하는 것은 자금 구조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지원 현실화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업단은 2025년부터 임상 단계 과제 예산을 기존 대비 약 30% 증액해 1상 지원금은 최대 45.5억 원, 2상은 최대 91억 원까지 현실화해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2027년 신규 과제부터는 기존 일괄 50%였던 민간 부담 매칭 비율을 기업 규모별로 차등 적용하도록 합의했다. 이는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바이오벤처가 자금난으로 개발을 포기하는 '죽음의 계곡'을 넘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보강도 이뤄진다. 2026년부터 평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AI를 활용한 신약 및 플랫폼 기반 과제가 우선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인프라화한다. 파이프라인의 세대교체도 가속화한다. 현재 국내 파이프라인 약 30%를 차지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혁신 모달리티 과제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사업단은 2단계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을 반드시 견인하겠다는 각오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과거 신약개발을 마라톤에 비유했지만 이제는 110m 허들이라고 생각한다"며 "허들을 미리 예측하고 극복하는 것이 신약 개발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어 "2단계에서는 기술적 완성도가 검증된 과제에 예산과 행정 역량을 집중해 가시적인 글로벌 승인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