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 ‘생리 불순·오한’ 부작용 가능성 제기

입력 2026.04.13 14:31
GLP-1 계열 약물
체중 감량 주사를 맞은 환자들 사이 기존 임상시험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체중 감량 주사를 맞은 환자들 사이 기존 임상시험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과대학과 페렐만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2019년 5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게시된 약 41만 건의 글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6만7008명의 사용자가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전체 사용자의 43.5%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부작용을 경험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메스꺼움(36.9%), 피로(16.7%), 구토(16.3%), 변비(15.3%), 설사(12.6%) 등으로, 이는 기존 임상시험에서 알려진 위장관 부작용과 대체로 일치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기존 알려진 부작용이 아닌 상대적으로 덜 다뤄졌던 증상들이었다. 일부 사용자들은 생리 주기 변화, 과다 출혈, 부정 출혈 등을 경험했다고 보고했으며, 발열과 유사한 오한 등 체온 변화와 관련된 언급도 적지 않았다. 특히 생리 이상을 언급한 비율은 전체의 약 4%에 달했는데, 남성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 레딧의 특성상 여성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이 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피로 역시 두 번째로 흔한 증상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임상시험에서는 주요 부작용으로 충분히 포착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실제 체감 증상과 연구 결과 간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배경으로 약물의 작용 기전을 지목했다. 연구 공동 저자 펜실베이니아대 체중·섭식장애센터 제나 트로니에리 연구원은 “GLP-1 계열 약물은 식욕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부위는 체온과 호르몬 조절에도 관여한다”며 “이에 따라 생리 변화나 체온 이상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실제 인과관계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셜미디어 자료는 익명을 기반으로 수집돼 정확성이 부족할 수 있고, 사용자 집단 또한 전체 환자를 대표하지 않는다. 실제로 레딧 이용자는 비교적 젊고 남성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어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 포착되지 못했던 환자 경험이 의학적 단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책임자 펜실베이니아대 공과대학 샤라스 찬드라 군투쿠 교수는 “임상시험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이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셜미디어의 게시물을 분석하면 빠르게 환자들의 실제 우려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레딧과 영어권 커뮤니티를 넘어 다양한 플랫폼과 사용자 집단으로 분석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헬스(Nature Health)’에 지난 1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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