腸 건강 망가졌다는 ‘의외의’ 신호들

입력 2026.04.09 23:40
피부 트러블
장 건강이 악화되면 전신에 영향을 준다. /클립아트코리아
우리 몸에는 약 100조 개에 이르는 다양한 미생물이 산다. 그 중 대부분이 장에 서식한다. 건강한 장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균형이 깨져 장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신체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복통
장내 생태계에 변화가 생기면 복통이 생기거나 가스 생성으로 인한 복부팽만, 설사, 변비 등이 나타난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 질환,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발병 가능성도 크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소화불량이나 복통, 팽만감 등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균 감염 위험도 커진다.

◇체중 변화
장내 미생물은 체중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장에 서식하는 퍼미큐테스균은 지방 흡수율을 높여 체내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준다. 반면 박테로이데테스균은 지방을 분해하고 혈당 감소 호르몬을 활성화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장내 미생물군집의 다양성이 감소할수록 체질량이 늘고,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피로감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90% 이상은 장에서 생성된다. 장에 이상이 생겨 세로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깊은 수면을 취하기 어렵다. 실제로 국제 학술지 ‘수면 의학(Sleep Medicine)’에는 장내 세균 구성의 변화나 장벽 기능 장애가 수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문이 게재된 바 있다. 장 염증이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건강 매체 ‘헬스(Health)’에 따르면, 장내 염증이 치료되지 않을 경우 체내 산소 운반과 적혈구 형성에 관여해 에너지 생성을 촉진하는 철분과 비타민 B12 흡수율이 떨어진다.

◇피부 트러블
피부가 거칠어졌거나 염증이 난다면 장내 환경을 살펴야 한다. 장과 피부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면역과 염증 반응을 통해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장 피부 축’이라고 한다. 국제 학술지 ‘장내 미생물(Gut Microbes)’에 게재된 논문은 장내 미생물 대사의 최종 산물인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단쇄 지방산 같은 생리활성물질이 피부의 외관과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특히 장내 세균 균형이 맞지 않거나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단쇄 지방산 수치가 낮을 경우 습진, 아토피, 얼굴 중앙에 홍조나 혈관 확장이 나타나는 주사피부염이 심해질 수 있다.

◇기분 변화
장 건강이 나빠지면 불안감이나 우울감, 스트레스가 지속된다. 장과 피부 사이에 ‘장 피부 축’이 있듯, 장과 뇌 사이에는 ‘장 뇌 축’이라는 소통 채널이 있다. 장내 미생물은 세로토닌, 도파민, 억제성 신호전달물질 GABA,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등의 생성과 조절에 기여해 기억력과 기분, 스트레스 수준에 영향을 준다. 에우박테리움 벤트리오슘, 에게르텔라 등 장내 미생물 16종이 우울 증상과 관련이 있다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도 있다.

◇건강한 장 환경 만들려면?
장 건강을 개선하려면 콩, 통곡물, 아보카도, 고구마, 견과류 등을 통한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돼 염증을 예방하고 규칙적인 배변 활동을 돕는다. 요거트나 낫토, 사워크라우트처럼 유익균을 함유하고 있는 발효 식품을 자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극적이거나 나트륨 함량이 많은 초가공식품은 유해균을 늘리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코르티솔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켜 설사나 복통을 더욱 악화시키고, 장내 미생물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복식 호흡, 명상 같은 방법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 운동도 해야 한다. 국제 학술지 ‘위장병학(Gastroenterology)’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30~60분씩 숨이 가쁠 정도로 빠르게 걷는 등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 장 건강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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