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이 발생해도 피가 쉽게 멈추지 않는 희귀질환 ‘혈우병’ 환자 관리에서, 사후 치료가 아닌 ‘예방 중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혈우병 환자의 건강권 보장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제도 개선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제도 개선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발제를 맡은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정아 교수는 “혈우병 치료는 관절 출혈을 막는 수준에서 나아가 자연출혈이 전혀 없는 ‘제로 블리딩’을 목표로 발전했다”며 “하지만 국내 정책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능적 완치와 건강 형평성 보장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혈우병은 혈액 응고인자가 선천적으로 부족해 출혈 시 피가 멈추지 않는 질환이다. 제8응고인자가 부족한 A형과 제9응고인자가 부족한 B형으로 나뉜다. 한국혈우재단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환자는 2312명이다. 환자들은 반복되는 출혈로 관절 손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무릎, 발목, 팔꿈치 등에 출혈이 반복되면 ‘혈우병성 관절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중증 혈우병A 환자의 65%, 혈우병B 환자의 55%가 관절병증을 앓고 있으며, 환자 3분의 1 이상이 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비용 부담으로 예방 치료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 교수는 “장출혈이 반복되는 60대 환자에게 예방요법을 적용했지만 매번 약 200만원의 본인부담금이 부담돼 출혈이 생길 때만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중학생 환자 역시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규칙적으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제 사용 규제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연세암병원 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 교수는 “대부분의 국가는 의료적으로 타당할 경우 약제 용량과 투여 횟수를 의사가 결정한다”며 “한국도 엄격한 용량 상한과 처방 횟수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단위 관리 체계 구축 필요성도 언급됐다. 한 교수는 “미국·영국·독일·호주는 환자 상태와 약제 사용 정보를 등록사업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며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약제 수요와 공급을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제 공급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귀호 한국코헴회 전남지회장은 “뇌출혈이 발생한 환자가 이송된 병원에 치료제가 없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며 “환자는 현재 혼수상태”라고 말했다. 병원 측의 구조적 부담도 지적됐다. 구홍회 한국혈우재단 원장은 “급여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약제 비용을 환수당해 병원이 손실을 떠안는다”며 “고가 약제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이에 정부 측에서는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검토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정귀영 사무관은 산정특례제도를 통해 희귀·중증질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혈우병 등 희귀질환에는 약 10% 수준의 본인부담률이 적용되고 있다. 정 사무관은 “질환 특성과 현재 본인부담 수준,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관련 논의를 거쳐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숙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약등재부장은 “허가 기준과 급여 기준 간 괴리가 있다는 문제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며 “관련 사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 정책을 통해 등재 기간을 단축하고 평가·협상 절차를 정교화하고 있다”며 “혁신 치료제 도입 확대와 환자 치료 선택권 보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혈우병 환자의 건강권 보장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제도 개선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제도 개선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발제를 맡은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정아 교수는 “혈우병 치료는 관절 출혈을 막는 수준에서 나아가 자연출혈이 전혀 없는 ‘제로 블리딩’을 목표로 발전했다”며 “하지만 국내 정책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능적 완치와 건강 형평성 보장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혈우병은 혈액 응고인자가 선천적으로 부족해 출혈 시 피가 멈추지 않는 질환이다. 제8응고인자가 부족한 A형과 제9응고인자가 부족한 B형으로 나뉜다. 한국혈우재단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환자는 2312명이다. 환자들은 반복되는 출혈로 관절 손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무릎, 발목, 팔꿈치 등에 출혈이 반복되면 ‘혈우병성 관절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중증 혈우병A 환자의 65%, 혈우병B 환자의 55%가 관절병증을 앓고 있으며, 환자 3분의 1 이상이 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비용 부담으로 예방 치료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 교수는 “장출혈이 반복되는 60대 환자에게 예방요법을 적용했지만 매번 약 200만원의 본인부담금이 부담돼 출혈이 생길 때만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중학생 환자 역시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규칙적으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제 사용 규제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연세암병원 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 교수는 “대부분의 국가는 의료적으로 타당할 경우 약제 용량과 투여 횟수를 의사가 결정한다”며 “한국도 엄격한 용량 상한과 처방 횟수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단위 관리 체계 구축 필요성도 언급됐다. 한 교수는 “미국·영국·독일·호주는 환자 상태와 약제 사용 정보를 등록사업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며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약제 수요와 공급을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제 공급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귀호 한국코헴회 전남지회장은 “뇌출혈이 발생한 환자가 이송된 병원에 치료제가 없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며 “환자는 현재 혼수상태”라고 말했다. 병원 측의 구조적 부담도 지적됐다. 구홍회 한국혈우재단 원장은 “급여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약제 비용을 환수당해 병원이 손실을 떠안는다”며 “고가 약제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이에 정부 측에서는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검토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정귀영 사무관은 산정특례제도를 통해 희귀·중증질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혈우병 등 희귀질환에는 약 10% 수준의 본인부담률이 적용되고 있다. 정 사무관은 “질환 특성과 현재 본인부담 수준,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관련 논의를 거쳐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숙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약등재부장은 “허가 기준과 급여 기준 간 괴리가 있다는 문제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며 “관련 사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 정책을 통해 등재 기간을 단축하고 평가·협상 절차를 정교화하고 있다”며 “혁신 치료제 도입 확대와 환자 치료 선택권 보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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