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몰랐던 ‘심근병증’, 발병 단서 찾았다… 핵심 유전자·세포 상호작용 규명

입력 2026.04.09 10:21
가슴아파하는 사람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에 구조적·기능적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심부전과 부정맥,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원인 규명이 어려웠던 심근병증의 발병 단서를 밝혀냈다.

연구원은 국내 심근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체와 세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다중오믹스’ 연구를 통해, 발병과 연관된 핵심 유전자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에 구조적·기능적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심부전과 부정맥,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간 전장유전체 분석으로 다양한 유전 변이가 확인됐지만, 상당수는 ‘임상적 의미 불명 변이(VUS)’로 남아 있어 진단과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국가바이오빅데이터 시범사업에 참여한 심근병증 환자 245명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3584개의 희귀 변이를 ‘부담 분석’ 기법으로 재평가했다.

그 결과, 심장 발달과 구조 형성에 관여하는 144개의 주요 유전자를 새롭게 확인했다. 기존에 의미를 알기 어려웠던 변이의 기능적 해석 가능성을 넓힌 것이다.

세포 수준 분석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활용해 1만여 개의 심장세포를 분석한 결과, 기존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심근세포뿐 아니라 심장 내피세포에서도 유전자 발현이 활발하며, 두 세포 간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심근병증이 특정 세포 이상이 아닌, 여러 세포 간 상호작용 문제로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의미 불명 유전 변이의 기능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심근병증의 발생 기전을 세포 간 상호작용 관점에서 설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심근병증과 심부전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재필 미래의료연구부장은 “희귀 변이를 포함한 유전적 요인이 다양한 세포 간 상호작용을 통해 질병 발현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유전체와 단일세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기존에 불명확했던 변이의 기전을 세포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