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값 무서워”… 서울성모병원 ‘순금 포상’ 폐지

입력 2026.04.07 14:20
순금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록적인 금값 상승에 병원계에서도 장기근속 포상의 상징이던 금(金) 지급 제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7일 본지 취재 결과 가톨릭대학교 중앙의료원은 최근 장기근속 금 포상 제도를 현금과 휴가 지급 중심으로 개편했다. 금 시세 상승에 따른 재정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의료원은 서울성모병원을 시작으로 부천·여의도·의정부·은평 등 나머지 직할 병원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으로 근속 연수별 보상 체계는 기존 '순금'에서 '현금·휴가'로 일괄 전환됐다. 20년 근속은 기존 금 10돈 지급에서 현금 200만 원과 유급휴가 1개월 지급으로 변경됐다. 30년 근속은 금 20돈에서 현금 400만 원과 유급휴가 1개월로, 40년 근속은 금 30돈에서 현금 600만 원과 유급휴가 1개월로 각각 바뀌었다. 의료원 측은 비용 절감과 동시에 직원 실질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이나 일각에서는 보상 규모가 실질적으로 축소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현행 제도상 지급되는 금 20돈은 최근 금 시세(1돈당 약 84만 원)를 적용할 경우 약 1680만 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다. 반면 개편안은 현금 400만 원과 퇴직 직전 사용하는 유급휴가 1개월 지급을 골자로 한다. 유급휴가의 가치를 고려하더라도 금전적 가치 면에서는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한 셈이다. 노조 측은 "수십 년간 헌신한 장기근속 조합원에게 금을 지급하는 것은 노사의 묵시적·관행적·지속적 약속이었다"며 "시기를 지정해 사용하는 유급휴가는 금을 대체할 수 없으며 정당한 보상을 의료원 예산 절감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러한 포상 제도 개편은 가파른 금값 상승세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금 1돈 시세는 2018년 약 18만 원 수준이었으나 2023년 35만 원을 거쳐 2026년 현재 84만 원 선에 형성 돼있다. 병원계 관계자는 "금 시세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급등하면서 고정된 수량의 실물을 지급하는 포상 제도는 경영상 상당한 예산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재정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상 체계를 현금이나 복지 혜택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병원계 전반의 고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