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질환, 아픈 곳 정확히 치료해야… 10년 뒤까지 예측해 수술"

입력 2026.04.08 08:01

[주목! 이 병원] 일산21세기병원

디스크부터 협착증까지… 통증·원인·양상 제각각
검사 통해 문제 부위 감별… 선택적으로 치료
3차원 '관상 영상', 눌린 신경 정밀하게 확인
보존적 치료 가능… 신경 압박 심하다면 수술 필요
"향후 퇴행까지 고려해 수술… 재발 위험 낮춰"

고한승 원장은 “치료 후 시간이 지나 환자의 척추 마디가 주저앉아도 신경이 다시 눌리지 않으려면 추간공 감압술을 통해 여유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하림 헬스조선 객원기자
고령 환자에서 흔히 발견되는 척추 질환은 다양한 질환 종류만큼 증상과 원인, 진행 양상 또한 제각각이다. 같은 협착증조차 통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환자에 따라서는 여러 척추 질환이 동시에 발생하기도 한다. 일산21세기병원 고한승 원장은 "고령 환자들의 척추 MRI를 찍어보면 여러 군데가 나빠 보이는데, 실제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는 한두 곳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어디가 아픈지 정확하게 감별해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 前 '통증 근원'부터 찾아야

일반적으로 척추 질환이라고 하면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나 '척추관협착증'을 떠올린다. 디스크가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추간판이 찢어지거나 밀려나오는 질환이라면,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뼈와 인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퇴행적으로 변한 구조물들이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 통증을 겪는 고령층은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동시에 앓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은 서로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노화로 디스크의 수분이 빠지고 높이가 낮아지면 척추관도 함께 좁아지면서 협착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협착증 환자 상당수는 이미 척추뼈와 인대, 근육은 물론, 디스크까지 모두 퇴행·변형된 상태다.

치료를 위해서는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검사에서 확인된 여러 병변을 모두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 또한 아니다. 증상이 오래되지 않은 환자의 경우 보존적 치료만으로 대부분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고한승 원장은 "문제가 생긴 것으로 의심되는 부위에 주사를 놓아 통증이 사라지면 원인을 정확히 찾아낸 것"이라며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환자의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간공협착증, '관상 영상'으로 입체적 진단

다만, '추간공협착증'처럼 통증 유발 부위를 찾아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질환도 있다. 추간공협착증은 척추 마디 사이에서 신경이 빠져나가는 통로인 추간공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보다 다리에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증상이 심해진다.

과거 척추관협착증 전체 수술 사례 중 10%가 추간공협착증이었다면, 최근에는 20%까지 비중이 늘었다. 고령화로 척추를 오래 쓰면서, 척추 구조가 점차 내려앉아 추간공까지 좁아지는 사례가 증가했다.

추간공협착증 환자의 통증 유발 부위를 정확히 찾으려면 신체를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단면을 확인하는 '관상 영상(Coronal View)'이 필요할 수 있다. 추간공은 신경, 디스크, 관절이 만나는 매우 좁고 복잡한 통로로, 평면적인 영상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원장은 "정면에서 본 입체적인 구조를 확인해야 신경이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끼어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며 "많은 병원에서 비용이나 번거로움 때문에 생략하기도 하지만, 통증 유발 부위를 찾거나 정밀한 수술 계획을 위해 3차원적인 진단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상 영상에서 확인되는 추간공 협착 소견(왼쪽)과 수술 후 모습(오른쪽). 검게 보이던 추간공 부위가 감압술 이후 공간 확보로 희게 나타난다. /일산 21세기병원 제공
"미래 퇴행까지 예측한 감압술 필요"

추간공협착증도 통증 원인 부위만 찾으면 보존적 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다만, 신경 압박이 심해 근력 저하, 감각 마비, 보행 장애 등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추간공협착증 수술의 중심은 '감압술'이다. 협착이 발생한 추간공 후방으로 작은 절개를 낸 뒤,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뼈와 인대·디스크를 제거해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히는 것이다.

추간공에는 통증에 민감한 '후근신경절'이 위치해 있어 정교한 기술이 요구된다. 의료진은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구조물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경이 나가는 길목인 '추경'의 아랫부분을 미세하게 갈아내 통로 자체를 위아래로 확장한다. 이는 치료 후 시간이 지나 환자의 척추 마디가 더 주저앉더라도 신경이 다시 눌리지 않도록 충분한 여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고 원장에 따르면, 지난 15년 간 시행한 추간공 감압술 약 800건 중 협착증이 재발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그는 "5~10년 후 뼈가 더 내려앉는 상황까지 예측해 통로를 넓혀주면 향후 퇴행이 진행되더라도 재발 위험이 극도로 낮아진다"며 "어느 방향에서 신경이 눌리는지를 3차원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수술, 끝 아닌 시작… 재활이 회복 좌우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시 '나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자의 연령보다는 재활 여부가 수술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한다. 실제 척추 수술 후 조기 재활 시 일상 수행 능력이 약 39% 향상되는 등 재활이 회복 속도를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고한승 원장은 "오래 걷거나 물리치료를 받는다고 재활이 잘 되는 게 아니라, 허벅지와 척추기립근 등 코어 근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코어 근력 강화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벽에 등을 대고 앉은 자세로 버티는 동작이 천천히 두 시간을 걷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층 위협하는 '압박 골절' 주의보]

척추 압박 골절은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척추체가 깡통처럼 찌그러지며 주저앉는 것을 말한다<사진 참조>. 과거에는 낙상처럼 큰 사고로 발생했으나, 최근 인구 고령화와 골다공증 환자의 증가로 인해 침대에 주저앉거나 길 위의 장애물을 넘는 정도의 가벼운 충격만으로도 골절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누운 상태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할 때 ▲누워서 좌우로 몸을 움직이거나 뒤척일 때 ▲의자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려고 할 때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고한승 원장은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된다면 골절일 확률이 99%에 달한다"고 말했다.

골절 여부를 정확히 가려내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필수적이다. 엑스레이상으로는 멀쩡해 보이더라도 MRI를 찍어보면 뼈 내부에 피가 고여 하얗거나 검게 변한 골절 부위를 명확히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골절이 확인됐다면 20분 내외의 간단한 '척추체 성형술(시멘트 삽입)'을 통해 통증을 잡고 빠르게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