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내향 둘 다 아니라면, 이향인” 어떤 특징 있을까?

입력 2026.04.05 12:02
김경일 교수와 허규형 전문의 이미지
외향이나 내향 어디에도 속한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과 같이 다른 차원에 있는 성격의 한 요인을 이야기할 때 ‘이향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사진=유튜브 채널 '뇌부자들' 캡처
사람의 성격은 흔히 외향과 내향으로 나뉜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에너지를 얻는 ‘외향인’, 혼자 있는 시간에서 회복하는 ‘내향인’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이 두 범주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유형, 이른바 ‘이향인’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1일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유튜브 채널 ‘뇌부자들’에 출연해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이향인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그는 “외향이나 내향 어디에도 속한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과 같이 다른 차원에 있는 성격의 한 요인을 이야기할 때 ‘이향적’이라는 표현을 쓴다”며 “내향인과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두 전문가에 따르면 이향인의 가장 큰 특징은 ‘관찰자적 성향’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앞에 나서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 전체 흐름을 보는 역할을 선호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하기보다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데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다만 특정한 목표나 목적이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나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기도 한다. 단순한 친목이나 소속감보다는 성취 동기가 행동의 기준이 된다.

겉보기에는 내향인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차이가 있다. 내향인은 모임 자체를 에너지가 소모되는 활동으로 느끼면서도 관계를 고려해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향인은 ‘필요 여부’를 기준으로 참가 여부를 결정한다.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면 비교적 쉽게 모임에서 빠지는 편이다. 이러한 성향이 종종 오해를 낳는다. 김 교수는 “이향적인 사람은 오해받아 힘들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해 힘들다”며 “빅5 성격이론이나 핵사코, MBTI 등 성격유형검사에서 가장 앞 자리를 E나 I로 나누는 게 아니라 최대한 3개의 선택지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처럼 이향인은 관계 맺기 방식에서 기존의 외향·내향 구분과 다른 특징을 보이지만, 이는 단점만은 아니다. 오히려 독립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조직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단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지 않아 모두가 같은 의견을 낼 때도 다른 관점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타인의 단점보다 장점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 협업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향인 중에는 집단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느끼며 소외감을 느끼거나 스스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정이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특성이라고 강조한다. 허 전문의는 “같이 모임을 하더라도 모임에서의 역할이 명확하게 있으면 소외감을 덜 느끼고, 그런 역할이 없는데 잘 어울려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으면 소외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허 전문의의 말처럼 실제로 외향인은 집단에서 자신의 역할이 명확할 때는 소외감을 덜 느끼고, 심리적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외향성이나 내향성처럼 성격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 개인의 다양한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이향인의 경우 스스로를 ‘어중간한 성격’으로 규정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할 수 있는 장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허 전문의는 “이향인도 소속감이나 연결감은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의미를 찾아봤으면 좋겠다”며 “모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는 등 의미를 찾아보라”고 했다. 직접 소속감과 연결감을 느끼기 어렵다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 교수는 “이향적인 사람은 소속감이나 연결감을 책이나 유튜브, 역사적 맥락 속에서 찾는 것도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