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의 음식시론]
삼십여 년 전, 그러니까 내가 대학교에 갓 입학했을 무렵만 해도 부모들은 자식들 술 단속하느라 바빴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와 밤새 토하며 온 가족의 수면을 방해하는 일도 허다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확연히 달라졌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소위 ‘갓생(부지런하고 계획적으로, 생산적인 일상을 사는 것)’의 일환으로 술을 안 마시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이 흐름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바로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다.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sober)’와 ‘궁금한(curious)’을 결합한 신조어로, 건강한 삶을 위해 의도적으로 음주를 줄이거나 피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전 세계적인 경향이니, 이를테면 독일에서 2024년 맥주 연간 소비량은 83억L로 2014년 96억L에 비해 13리터 감소했다. 한편 디아지오나 페르노리카 같은 다국적 주류기업들 또한 추세를 반영, 브랜드를 정리해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대표 제품군인 무알코올(0.00%) 및 논알코올(1% 미만 알코올) 맥주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겪고 있다. 2024년 704억원에서 2027년에는 946억원 규모로 우상향이 예측된다(유로모니터). 논알코올 맥주는 진공상태에서 가열해 알코올을 날려 만들었으나 역삼투압 필터로 알코올을 걸러내 맛이 한결 더 좋은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태도의 변화다. 이제 논알코올 음료는 단순히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배려’가 아니다. ‘내일의 성취를 위해 술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의 적극적인 취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취하지 않고도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성 음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술 특유의 바디감과 타격감을 재현하는 것이다. 홉이나 쑥, 용담 같은 ‘보태니컬’ 성분을 활용해 혀끝에 쌉쌀한 여운을 남기고, 이를 통해 뇌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술과 유사한 경험’으로 인식하도록 만든다. 이 쓴맛은 기름진 음식의 느끼함을 덜어내며 식사 중 반주 역할까지 수행한다. 여기에 생강이나 캡사이신을 미세하게 배합해 목을 타고 넘어갈 때의 알싸한 자극을 구현한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둘째로는 술이 주는 심리적 효과, 즉 이완과 나른함, ‘취한 듯한 기분’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뎁토젠과 노오트로픽 두 가지 성분이 동원되는데 전자는 신체가 스트레스에 적응하도록 돕는다. 인도 전통 의학에서 쓰이는 적응형 허브 ‘아슈와간다’나 한약재료도 쓰이는 영지버섯이 대표적인 원료로 술을 마셨을 때 근육이 이완되고 긴장이 풀리는 느낌을 유도한다.
한편 노오트로픽은 인지 기능이나 기분을 개선하는 성분이다. ‘뇌 기능 보조제’로 불리기도 하는데 녹차에 함유된 L-테아닌 등으로 취해서 판단력이 프려지는 게 아니라, 정신은 맑으면서도 기분만 차분하게 가라앉혀주는 상태를 지향한다. 카페인에 의존하지 않고도 집중력이나 인지기능, 뇌 건강 향상을 돕는 ‘스마트 드링크’ 제품으로도 출시되어 있다.
1만3000년 역사의 술이 곧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삶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자 술을 선택하는 문화는 앞으로도 계속 위력을 잃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고도 술이 줄 수 있는 이점만 뽑아 제공할 수 있는 음료가 늘어나고 있으니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레드오션 일색의 음식과 음료 시장에서 얼마 남지 않은 블루오션으로서 발전이 기대된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확연히 달라졌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소위 ‘갓생(부지런하고 계획적으로, 생산적인 일상을 사는 것)’의 일환으로 술을 안 마시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이 흐름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바로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다.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sober)’와 ‘궁금한(curious)’을 결합한 신조어로, 건강한 삶을 위해 의도적으로 음주를 줄이거나 피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전 세계적인 경향이니, 이를테면 독일에서 2024년 맥주 연간 소비량은 83억L로 2014년 96억L에 비해 13리터 감소했다. 한편 디아지오나 페르노리카 같은 다국적 주류기업들 또한 추세를 반영, 브랜드를 정리해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대표 제품군인 무알코올(0.00%) 및 논알코올(1% 미만 알코올) 맥주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겪고 있다. 2024년 704억원에서 2027년에는 946억원 규모로 우상향이 예측된다(유로모니터). 논알코올 맥주는 진공상태에서 가열해 알코올을 날려 만들었으나 역삼투압 필터로 알코올을 걸러내 맛이 한결 더 좋은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태도의 변화다. 이제 논알코올 음료는 단순히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배려’가 아니다. ‘내일의 성취를 위해 술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의 적극적인 취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취하지 않고도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성 음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술 특유의 바디감과 타격감을 재현하는 것이다. 홉이나 쑥, 용담 같은 ‘보태니컬’ 성분을 활용해 혀끝에 쌉쌀한 여운을 남기고, 이를 통해 뇌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술과 유사한 경험’으로 인식하도록 만든다. 이 쓴맛은 기름진 음식의 느끼함을 덜어내며 식사 중 반주 역할까지 수행한다. 여기에 생강이나 캡사이신을 미세하게 배합해 목을 타고 넘어갈 때의 알싸한 자극을 구현한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둘째로는 술이 주는 심리적 효과, 즉 이완과 나른함, ‘취한 듯한 기분’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뎁토젠과 노오트로픽 두 가지 성분이 동원되는데 전자는 신체가 스트레스에 적응하도록 돕는다. 인도 전통 의학에서 쓰이는 적응형 허브 ‘아슈와간다’나 한약재료도 쓰이는 영지버섯이 대표적인 원료로 술을 마셨을 때 근육이 이완되고 긴장이 풀리는 느낌을 유도한다.
한편 노오트로픽은 인지 기능이나 기분을 개선하는 성분이다. ‘뇌 기능 보조제’로 불리기도 하는데 녹차에 함유된 L-테아닌 등으로 취해서 판단력이 프려지는 게 아니라, 정신은 맑으면서도 기분만 차분하게 가라앉혀주는 상태를 지향한다. 카페인에 의존하지 않고도 집중력이나 인지기능, 뇌 건강 향상을 돕는 ‘스마트 드링크’ 제품으로도 출시되어 있다.
1만3000년 역사의 술이 곧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삶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자 술을 선택하는 문화는 앞으로도 계속 위력을 잃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고도 술이 줄 수 있는 이점만 뽑아 제공할 수 있는 음료가 늘어나고 있으니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레드오션 일색의 음식과 음료 시장에서 얼마 남지 않은 블루오션으로서 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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