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장난이 즐거운 이유… 거짓말에 희열 느끼는 뇌

입력 2026.04.01 10:43
귓속말하는 아이
기획된 장난이 성공해 상대방이 속아 넘어가는 순간 뇌의 보상 회로에서는 도파민이 급격히 방출되며 강력한 쾌감을 유발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4월 1일 만우절은 일상의 규범에서 벗어나 가벼운 거짓말로 즐거움을 나누는 날이다. 학창 시절 옆 반과 교실을 통째로 바꾸거나 교복을 거꾸로 입고 선생님을 속이며 터뜨렸던 웃음은 그 시절 행복했던 추억으로 기억된다.

만우절의 유래는 16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564년 샤를 9세가 새해의 시작을 4월 1일에서 1월 1일로 변경하는 역법을 채택했으나 이를 알지 못하거나 거부한 사람들이 여전히 4월 1일에 신년 잔치를 벌였고 이를 비웃는 의미에서 가짜 선물을 보내거나 장난을 친 것이 시초다. 이러한 풍습이 현대까지 이어진 배경에는 인간의 심리적 해방감이 자리한다. 평소 도덕적 규범과 정직을 요구받는 사회적 압박 속에서 일시적으로 허용된 거짓말의 권리는 억눌린 본능을 해소하는 창구가 된다.

◇도파민 터지는 정교한 속임수, 뇌 활성 돕는 ‘긍정적 자극’
만우절이라는 특수한 맥락에서 행해지는 유희적 기만은 명확한 의학적 기전을 가진다. 인간이 타인을 성공적으로 속였을 때 느끼는 강력한 만족감을 심리학에서는 듀핑 딜라이트(Duping Delight)라고 한다. 이는 상대방의 인지 체계를 설계한 방향으로 유도했다는 통제감에서 비롯된다.

신경과학 연구 'Neuroscience of Strategic Deception'에 따르면 기획된 장난이 성공해 상대방이 속아 넘어가는 순간 뇌의 보상 회로에서는 도파민이 급격히 방출되며 강력한 쾌감을 유발한다. 나아가 장난이 성공한 후 사실이 밝혀지며 함께 웃음을 터뜨리는 과정은 사회적 결속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한다. 이는 일상의 긴장을 해소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심리적 환기 효과를 제공한다.

특히 유희적 거짓말은 진실을 말할 때보다 고차원적인 인지 능력을 요구한다. 사실을 억제하고 정교한 허구의 서사를 실시간으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뇌의 전전두엽 피질이 강력하게 활성화된다. 전전두엽은 계획 수립과 의사결정 등 인간의 고등 사고를 담당하는 핵심 영역으로 이러한 자극은 인지적 유연성을 높이고 뇌의 가소성을 증진하는 등 일종의 두뇌 운동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기만의 전제 조건은 ‘적당히’… 선 넘는 불쾌감은 독
다만 모든 유희적 기만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희적 기만이라 할지라도 그 빈도가 과도하거나 상대방이 놀이로 인지하지 못할 경우 집단의 신뢰는 급격히 하락한다. 특히 상대방에게 실제적 손실을 입힐 경우 뇌는 이를 유희가 아닌 위협으로 인지해 도파민 대신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만우절의 유희적 기만이 의학적으로 긍정적인 자극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함께 웃을 수 있는 환경이 전제돼야 한다. 정교한 두뇌 게임을 통해 얻는 도파민의 희열이 타인의 수치심이나 공포를 담보로 할 경우 이는 뇌 과학적으로 보상 체계가 아닌 공격 기제를 활성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