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기록해선 소용 없어”… ‘생체리듬 교정’ 수면 웰니스 앱 개발

입력 2026.03.3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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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사진=고대안암병원 제공
수면 문제는 현대인의 고질병이지만, 스스로 수면 시간을 기록하고 잠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개인의 ‘생체시계’를 일상 속에서 교정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디지털 웰니스 모델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와 선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이정빈 교수 연구팀은 일주기 생체리듬 기반의 웰니스 앱 ‘CRS(Circadian Rhythm for Sleep)’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Digital Health’에 최근 게재했다.

기존의 수면 관리 앱들이 주로 수면시간 기록과 수면시간을 제한하는 기법이나 일반적인 수면 위생 교육(카페인 섭취 금지 등)에 그쳤다면, CRS는 사용자의 일주기 리듬 자체를 최적화하는 데 집중한다.

일주기 리듬은 약 24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생물학적 시계로, 생체 내 변화. 수면-각성 주기, 호르몬 분비 등을 조절한다. 현대인의 불규칙한 생활은 이 리듬의 불일치를 초래해 수면 장애를 일으킨다.

CRS는 웨어러블 기기의 수면·활동량·심박수 데이터와 스마트폰 광센서를 통한 빛 노출 정보를 실시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일정한 기상 시간 유지 ▲아침 자연광 노출 확대 ▲낮 활동 증진 ▲야간 조명 노출 감소 등 개인별 맞춤형 행동 가이드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실제 CRS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수면 불편감을 겪는 성인을 대상으로 6주간 타당성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의 87%가 프로그램을 완수했으며, 웨어러블 및 광센서 데이터의 유효 확보율은 88.6%에 달했다.

특히 사용자 만족도는 45점 만점에 평균 37.9점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연구 기간 중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수면문제와 관련된 각종 평가지표에서 유의한 호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대조군 없는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일주기 리듬 조절을 통해 사용자가 스스로 건강한 수면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디지털 플랫폼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헌정 교수는 “수면 장애는 단순히 밤의 문제가 아니라 낮 동안의 빛 노출과 활동이 얽힌 생체리듬의 불일치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CRS는 개인의 생활 패턴을 실시간 반영해 생체시계를 맞추는 ‘폐쇄형 구조’를 갖춰, 획일적인 조언보다 훨씬 정교한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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